윤석열 대통령 석방 이후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정치권의 헌법재판소에 대한 압박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발 관세 위기가 현실로 다가왔으나 여야는 거리로 뛰쳐나가 탄핵 찬반 여론전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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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 도보행진에 참가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광화문을 향해 출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12일 서울 국회~광화문 천막농성장을 걸어서 이동하는 ‘윤석열 파면 촉구 도보 행진’을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광화문에서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과 함께 시국 간담회를 열었다. 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야권의 ‘윤석열탄핵국회의원연대’는 지난 11일부터 광화문에서 탄핵 촉구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 3명은 국회에서 삭발식을 했고, 민주당 소속 김 전 경남지사는 지난 9일부터 경복궁 근처에서 단식 농성중이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야당에 맞대응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말뿐이다. 소속 의원 60명이 12일 헌재 앞에서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각하·기각을 촉구하는 24시간 릴레이 시위에 나섰다. 첫 시위 주자로 나선 윤상현·강승규 의원은 지난 11일부터 ‘탄핵 각하’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나경원 의원 등 의원 82명은 이날 탄핵 심판 각하·기각을 촉구하는 내용의 ‘적법 절차에 따른 재판 촉구 탄원서’를 제출했다. 당 지도부는 릴레이 시위가 개별 의원의 행동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의원들이 정치적 소신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라, 지도부가 이래라저래라 할 생각이 없다”는 권성동 원내대표 발언이 부채질하는 셈이다.
윤 대통령 석방이란 돌발 변수 때문에 이르면 이번 주로 예상됐던 헌재 탄핵 심판 선고일이 늦어질 전망이다. 양측의 갈등 수위가 높아져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분열과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여야 정치 원로들이 탄핵 심판 결정에 승복한다는 내용의 국회 결의안 채택을 촉구한 것은 이런 위험성 때문이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12일 “의견이 달라도 탄핵 심판의 본령인 헌법 질서 수호의 가치는 절대 훼손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탄핵 찬반 단체들의 대립 수위가 높아져 헌재 판결에 불복하며 폭력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급기야 경찰이 선고 당일 헌재 주변 100m 이내에 일반인의 접근을 차단하고, 인근 주유소를 폐쇄하기로 했다.
여야의 여론전은 헌재의 결정에 불신을 키우고 헌재 압박이나 위협이 정당하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여야는 헌재 결정에 영향을 주려는 언행을 당장 중단해야 하겠다. 윤 대통령과 정치권은 헌재를 압박하는 대신, 탄핵 심판 이후 국민 통합을 고려해 헌재 결정에 승복할 것을 공개적으로 확약해야 한다. 혼란을 자초한 윤 대통령은 장외 집회를 독려하거나 지지층 결집을 위한 메시지를 내는 관저정치를 삼가야 마땅하다. 탄핵 심판은 헌재에 맡기고, 정치권은 시급한 민생 현안 해결을 최우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