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43%에 의견을 모았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지난 14일 소득대체율을 40%에서 43%로 올리는 개혁안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민주당은 그동안 44%를 주장해 왔으나 이날 전격적으로 여당안을 수용함으로써 모수(소득대체율 보험료율) 개혁안 도출에 진전을 이뤘다. 소득대체율은 연금액을 전체 가입 기간 중 평균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가입자가 받을 연금을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여야는 가입자가 내야 하는 돈인 보험료율 13%에는 이미 의견이 일치했다. 여야는 소득대체율을 두고 1년 이상 1%포인트 간격을 좁히지 못했다. 2007년 ‘2차 연금 개혁’ 이후 모수 개혁 합의에만 10년 정도 걸렸다. 여야 합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2차 개혁 18년 만에 3차 개혁으로 국민연금을 수술하는 셈이다.
 |
|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더불어민주당 현장 최고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진성준 정책위원장은 이날 이 자리에서 연금 개혁과 관련해 여당안인 소득대체율 43%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
야당이 여당안을 전격 수용한 데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결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애초 소득대체율 50%를 주장했다. 양보를 거듭해 44%까지 낮췄으나 마지막 단계에서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국민연금은 현재 하루 885억 원, 연간 32조 원 적자다. 1988년 도입된 국민연금은 가입자가 줄고 수급자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며 두 차례 개혁을 거쳤다. 가입자 2229만 명이 보여주듯 각자가 처한 환경에 따라 견해가 첨예하게 엇갈렸다. 좀처럼 개혁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우리 정치권 합의 능력이 낮은 것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이 먼저 손을 내민 것은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하지만 변수는 남아 있다. 연금 구조 개혁을 논의할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의사 결정 방법을 두고 여야 간 이견이 여전하다. 여야는 국민의힘 6명, 민주당 6명, 비교섭단체 1명으로 특위를 구성하는 데 합의했다. 국민의힘은 특위의 ‘합의 처리’ 의무를 내세우고 있다. 이를 모수 개혁안 처리와 연계한다. 민주당은 우선 합의된 모수 개혁부터 처리한 뒤 특위 구성을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이번 주 복지위를 통과한 후 20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이번 주로 예상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도 합의안 도출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어떤 결론이 나오더라도 한쪽 반발은 피할 수 없다. 이를 이유로 연금개혁안 처리 논의 테이블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특위 운영에 합의하더라도 자동조정장치 도입과 연금 구조 개혁도 과제로 남아 있다. 여당은 기대수명과 가입자 수에 따라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조정하는 자동조정장치 도입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기금 운용 수익률로 모수를 변경하면 기금 고갈을 9년 정도 늦출 뿐이다. 민주당은 자동조정장치가 연금 삭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대한다. 정치권 부담이 덜한 탄핵 정국이 연금 개혁안 처리에 적기일 수 있다. 전체 합의가 어렵다면 모수 개혁만이라도 먼저 처리해야 한다. 이대로 있다간 30년 후 기금이 고갈된다. 이제는 결단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