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모체의 자궁에서 동시에 자라 태어난 자녀가 쌍둥이다. 특히 수정란 한 개에서 분리된 일란성 쌍둥이는 외관으로 구별하기 힘들다. 일란성 쌍둥이는 같은 수정란에서 분화됐기 때문에 유전적 구조가 같다. 심리적 생리적 특성도 매우 흡사하다. 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형제자매는 닮은 점이 많다고 해도 구별하기 쉬운 것과 다르다.
지정학적으로나 산업적으로 부산과 매우 닮은 도시가 우크라이나에 있다. 바로 오데사다. 오데사는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다. 오데사는 유라시아 대륙 서쪽에서 흑해를 거쳐 지중해로 진출할 때 매우 중요한 지정학적 요지다. 유럽 중동 아프리카를 잇는 요충지이므로 러시아든, 우크라이나든 오데사를 핵심 전략지로 여긴다. 오데사는 조선·정유·화학·식품가공 산업이 발달했고 해군 기지도 있다. 오데사 역시 인구 100만 명이 넘는 대도시다. 오데사주 주도다.
주우크라이나대사를 지낸 한국·우크라니아뉴빌딩협회 이양구 회장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후 재건 사업의 중심을 오데사로 삼고 우크라이나를 ‘뉴빌딩’한다고 한다. 뉴빌딩이란 완전히 나라를 바꾸는 작업이다. 그 뉴빌딩 중심이 오데사다. 오데사를 육해공 트라이포트(항공·항만·철도)로 개발하고 대규모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게 우크라이나 정부 계획이다. 스마트 시티로도 키운다.
한국전쟁을 겪은 대한민국이 부산을 발판으로 수출 중심 국가로 탈바꿈하며 재건된 것처럼 오데사가 새로운 우크라이나의 중심이 될 전망이다. 이 회장은 “부산과 오데사는 쌍둥이 도시”라고 불렀다. 유라시아 대륙 서쪽에 오데사가, 동쪽 끝에 부산이 있는데 유라시아 대륙이 자궁이라면 두 도시는 그 자궁이 키운 쌍둥이인 셈이다. 오데사가 부산과 쌍둥이인지 아닌지는 한번 만나보면 안다. 우크라이나 사절단이 오는 26~28일 부산을 포함해 부산 울산 경남을 찾는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손만 잡아봐도 통하는 느낌이 있지 않을까. ‘느낌이 온다면’ 상호 왕래부터 시작할 수 있겠다.
부산과 오데사 간 해운 항로는 부산~로테르담 간 시간 거리보다 약 7일 짧다. 부산항만공사가 오데사항만 개발에 부산항 개발 비결을 전수하고 비즈니스 수요가 높아질 경우 해운·항공 직항도 개설했으면 한다. ‘트라이 포트’를 지향하는 부산이 우크라이나와 오데사 재건 작업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자매도시 결연’보다 한 차원 높은 ‘쌍둥이 도시’ 결연이 생겨 처음으로 부산-오데사에 적용하면 좋겠다.
정옥재 서울경제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