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개발의 시대, 꼭 생각해 보아야 할 것들

강동진 경성대 교수

  • 강동진 경성대 교수
  •  |   입력 : 2025-03-20 18:43:24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언젠가부터 부산은 인구소멸도시라 불린다. 청년들을 붙잡아야 한다는 외침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들이 떠나지 않도록, 살아갈 수 있도록, 유턴 하여 돌아오도록 하는 일에 전력을 다하는 것이 최선의 길인 듯하다. 그런데 난제가 있다. 인구소멸과 함께 경제침체가 동반되는 것이다. 인구만 준다면 나눌 떡이 커지기에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겠지만, 인구와 떡이 함께 줄어드니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얼마 전 그린벨트(GB) 세 곳을 해지해 전략사업을 유치한다는 계획이 발표되었다. 앞서 추진되던 여러 초대형 개발사업에 더하여 지역의 경기 부양이 주된 목적이다. 인구소멸 대응의 방편으로도 여겨진다. 그런데 살짝 걱정이 앞선다. 지금 시대는 디지털시대라 하고 AI가 판을 치는 세상인데, 비워낸 넓은 땅을 채우는 개발방식은 여전히 아날로그식이기 때문이다. 물론 땅이 준비되어야 기업 유치가 가능하다지만, 급변하는 시대 흐름과의 간극은 꽤 커 보인다. 기후변화시대에 적합한 개발 방향인가? 개발 후유증으로 인해 짊어질 짐이 무겁진 않겠는가? 당연한 의문이고 질문이다.

사실 필자가 느끼는 간극의 중심에는 모호한 개발 콘텐츠가 자리한다. 전국 도시가 앞다투어 가지려는 콘텐츠에서 그리 크게 벗어나지 못한 안타까움이 있다.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북항재개발(2단계), 가덕도신공항·배후도시, 제2센텀시티, 대저신도시, 황령산복합관광단지, 해운대첨단사이언스파크, 제2에코델타시티, 트라이포트물류지구, 부산역-부산진역간 철도지하화사업, 55보급창개발사업 등이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이렇게 많은 초대형 개발사업들을 어떻게, 또 어떤 경쟁력을 갖게 할 것인가? 이 모든 것을 동시에 치러 낼 수 있는 능력이 우리에게 얼마나 있는가? 재원은 충분한가? 이론이 아닌 진짜 기술을 가지고 있는가? 관리능력을 갖추고 있는가? 수요 창출의 방안은 어떠한가? 더군다나 글로벌 투자의 관심 대상인가? 라는 질문에 이르면 답답함이 극에 달한다.

결국,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라는 질문에 이르게 될 수밖에 없다. 개발 혜택이 미지의 부산인들인 다음 세대에 돌아가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런데 그 이익이 투자 차익에 관심을 둔 이들에게 또 부산에서 빠져나가 지역자본으로 전환되지 못한다면, 정말 황망하지 않겠는가. 유사한 수준과 성격을 가진 개발사업들의 나열로는 절대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한꺼번에 결정지어 해치우는 개발사업의 속성을 고려해 볼 때, 단기경제 회복의 수단은 되겠지만 미래산업과의 조우를 통한 신규인구 유입에는 힘이 들 것으로 생각된다.

고전적인 생각 한 가지를 나누고 싶다. ‘공부하자’는 것이다. 펼쳐질 초대형 개발사업들이 인구소멸 위기를 반등케 하고 또 부산의 미래 변화에 실질적이며 지속 가능한 혜택으로 전환되게 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우리 처지와 지역에 대한 철저한 학습이 필요하다. 우리 땅에는 어떤 가치가 있고, 그것이 어떤 미래와 만날 때 스파크가 튈 수 있으며, 개발에 따른 후유증이나 부작용을 어떻게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인지 세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공부는 앞서가고 있는 도시들로부터 다양한 경험을 배우는 것이다. 급변하는 4차산업혁명 시대와 ‘늘 하듯이’의 접근 방식은 절대 상극이다. 지금 부산이 취할 개발방식은 기존과는 전혀 다른 선진적이며 창의적인 새로운 실험이라 평가받을 수 있는 도전이어야 한다. 공부해야 할 도시 몇 곳을 떠 올려 본다. 적도 부근의 입지와 다민족 구성의 한계를 상상 초월의 방법으로 극복해 낸 싱가포르를 첫 번째로 꼽고 싶다. 부산과 면적이 유사하니 금상첨화다. 수도가 아닌 제2의 도시임에도 국제 경쟁력이 흘러넘치는 상하이와 오사카도 배울 점이 무척 많다. 미국의 시애틀과 포틀랜드는 젊은이가 유입되는 이유와 도시 정체성의 재창조 및 강화 방법을 어떻게 추구할지를 가르쳐줄 창의의 도시들이다. 급격하게 쇠퇴하다 반등하여 문화예술도시이자 첨단산업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프랑스 낭트와 스페인의 빌바오, 그리고 스웨덴의 말뫼도 부산에 다양한 시사점을 던져줄 도시들이다.

부산은 열공하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예를 든 도시들이 지난 수십 년간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무엇을 소중히 생각하고 긴 시간 동안 투자했는지, 바다와 강을 어떻게 지키고 활용하는지, 누구를 위해 정성으로 진력했고 누구와 함께하고 있는지, 미래세대를 위한 글로컬(글로벌+로컬) 전략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 도시들이 그려가는 미래 꿈은 진정 무엇인지 등을 찾고 묻고 체험해 보아야 한다.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관념에 젖은 채, 부산이 펼쳐가야 하는 초대형 사업들을 기존 방식대로 추진해 간다면 십수 년이 지난 후에도 부산은 여전히 지금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채 머뭇거리고 있을 것이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함께 다각도로 고민하고 준비해야 하겠는가. 이참에 오랫동안 고착된 부산의 산업·경제구조 관련 체질 개선에도 도전해야 하지 않겠는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를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부산은 진정으로 공부해야 한다. 그 시간이 길면 길수록 그 과정이 신중하면 신중할수록 옳을 것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전원 국힘서 민주당 다수로…낙동강協 단체장 회동 촉각
  2. 2지방소멸기금 강원·충남 66억씩 최다…부산·경남 34억씩
  3. 3인구감소지역 신규지정 금정구, 정주여건 개선 올인
  4. 4매출 목표 30% 그친 홈플러스, 분리매각 기로
  5. 5부산북구 자체 감사 가시밭길…의회 “감사를 감사할 것” 벼러
  6. 6市 개발 ‘부산 단디체’ 무료 배포…130개국서 활용 가능
  7. 7경찰개혁·김지용 중수청장 청문도 공방 예고…부산 해수부 첫 국감
  8. 8북극항로 연 아크로호 귀항…이젠 상업화 길 연다
  9. 9시속 110㎞ 스릴, 6m 아기상어 캐릭터, 달맞이 음악실…부산 새 핫플
  10. 10롯데, 신인 전원 계약…유망주 박근서 3억에
  1. 1경찰개혁·김지용 중수청장 청문도 공방 예고…부산 해수부 첫 국감
  2. 2與·한동훈 점입가경 공방 인신공격까지(종합)
  3. 3정부, 김지용 저격 임은정 감찰 지시(종합)
  4. 4국힘 “한미 균열…정동영 통일부 장관·이종석 국가정보원장 경질을”(종합)
  5. 5주진우 "대구 천장 붕괴사고 때 이 대통령 골프, 참사때마다 벌써 세 번째"
  6. 6[속보]외교부, 사우디 전역에 ‘출국 권고’…중동 재외국민 안전대책 점검
  7. 7울산 북구, 내년 구의원 월정수당 15% 인상안 주민 의견 듣는다
  8. 8이 대통령 "팬스타아크로호 귀항 축하, 이번 성과 바탕으로 북극항로 시대 준비"
  9. 9우크라 갈등에 한미 정보협력 난기류까지…靑 고심
  10. 10노무현·박원순 소환한 이 대통령 "품격없다 비난해도 SNS 소통 계속할 것"
  1. 1매출 목표 30% 그친 홈플러스, 분리매각 기로
  2. 2북극항로 연 아크로호 귀항…이젠 상업화 길 연다
  3. 3시속 110㎞ 스릴, 6m 아기상어 캐릭터, 달맞이 음악실…부산 새 핫플
  4. 4[한 손 뉴스] 국산 비만치료 신약 ‘에페’, 위고비·마운자로에 도전장
  5. 5최전방 GOP용 ‘AI 경계병’ 개발한다
  6. 6“부산 중심으로 체계적 해양AI 개발…협의체 꾸리자”
  7. 7발전설비 점검하고, 길 위 장애물 치우고…부산 기관 로봇들 맹활약
  8. 82030세대 겨냥 ‘저도수 토마토 막걸리’ 뜬다
  9. 9고금리 벼랑 부산 취약층에 ‘재기 사다리’…910건 금융지원
  10. 10신세계센텀서 ‘미세키서울’ 26FW 선봬
  1. 1전원 국힘서 민주당 다수로…낙동강協 단체장 회동 촉각
  2. 2지방소멸기금 강원·충남 66억씩 최다…부산·경남 34억씩
  3. 3인구감소지역 신규지정 금정구, 정주여건 개선 올인
  4. 4부산북구 자체 감사 가시밭길…의회 “감사를 감사할 것” 벼러
  5. 5市 개발 ‘부산 단디체’ 무료 배포…130개국서 활용 가능
  6. 6“부산 라이프스타일 만족도 최상…아이 키우기에도 매력적”
  7. 7“우주항공복합도시 특별법 제정, 기업 유치 등 사천 경제 활성화”
  8. 8합천·하동·산청·거창, 인구소멸 해법으로 양수발전소 유치전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2일
  10. 10거제 양대 조선소, 지역 인재 더 뽑는다
  1. 1롯데, 신인 전원 계약…유망주 박근서 3억에
  2. 2과감한 샷 2R 버디 11개 폭발…유현조 ‘부산의 퀸’(종합)
  3. 31부 승격 향한 마지막 질주…부산아이파크, 막판 승점 쌓기 총력전
  4. 4유도 차세대 간판 이현지, 세계선수권 정상 메치다
  5. 5유현조, 여자골프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 정상…시즌 2승
  6. 6허훈·킹 47점 합작에도…KCC, KT에 접전 끝 패배
  7. 7한화 김경문 감독·손혁 단장 동반 퇴진…후임 인선 착수
  8. 8가을야구 못간 롯데 자이언츠, 정규시즌 3위 승부처돼 난감
  9. 9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10. 10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국제칼럼 [전체보기]
열린 사회와 그 적들
누구도 법 앞에 국민보다 ‘더 평등’할 수 없다
기고 [전체보기]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대통령의 SNS
배우 한선화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아크로호 귀항, 북극항로 상업화 본격 추진할 때다
국감 법사위 희화화, 국민은 실소 넘어 자괴감 든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개척자 정신
빚을 물려받는 사회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무(武)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