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2부는 26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 사건에서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을 완전히 뒤집었다. 이 대표는 일단 즉각적인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최종심 판단이 남았고, 4개 재판도 진행 중이다. 재판부는 이 대표가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골프를 치지 않았다고 한 발언과 경기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용도지역 상향 변경이 국토교통부 압박에 따라 이뤄졌다는 발언이 모두 허위사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날 재판은 이례적으로 1시간30분간 진행됐다. 그만큼 재판부의 고민이 깊었음을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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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 요지는 이 대표의 발언이 의견 표명이지 사실 공표가 아니라는 것이다. 1심 재판부가 유죄로 인정한 ‘골프 발언’은 ‘김문기와 골프 치지 않았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 없고, 패널의 질문에 대한 전체 답변 중 일부라고 봤다. 또 ‘백현동 발언’이 압박감에서 나온 과장일 수 있어도 허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의 발언을 주관적 인식의 영역으로 봐야지 객관적 사실로 다뤄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체적인 맥락이다. 이 대표 발언이 유권자 판단을 그르칠 만한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1심 재판과 비교하면 추가 사실 확인보다는 법리 해석을 다르게 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대법원 판단만 남았다. 조기 대선이 이뤄진다면 대법원이 언제 판결하느냐가 관심사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대법원은 항소심 판단 후 3개월 이내 판결해야 하지만, 1심(2년 2개월)과 2심(4개월) 모두 기간(1심 6개월, 2심 3개월)을 넘겼으므로 예단하기 힘들다.
여야 입장은 극명하게 갈렸다. 이 대표는 판결 직후 “사필귀정이다. 저를 옭아맬 역량을 산불 예방과 국민 삶 개선에 썼다면 얼마나 좋은 세상이 됐겠는가. 검찰도 자기 행위를 되돌아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위대한 국민 승리의 날이자, 정치검찰 사망 선고의 날”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유감이라며 대법원에서 파기환송을 확신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백현동 건은 명백한 허위사실인데 거짓말에 면허증을 내준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번 판결로 대권가도에 힘을 얻게 됐다. 출마 자격 논란을 정리하며 탄탄대로를 가게 된 셈이다. 조기 대선이 확정되면 이재명 대세론을 굳힐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복귀하더라도 피선거권이 박탈되지 않았기 때문에 야권 대표로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이제 가장 큰 걸림돌을 제거한 만큼 민생 현안에 몰두하길 바란다. 재판이 끝난 후 산불 현장으로 달려간 것도 이를 염두에 둔 행보다. 국회 압도적 다수당 대표로서 민생 법안을 챙기고 정부와 여당도 이에 응하도록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