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다음달 3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외국산 자동차와 주요 자동차 부품에 25% 관세를 물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 백악관에서 이를 공식 발표했다. 한국 일본 등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자동차 소형트럭 뿐만 아니라 엔진 변속기 등 부품에도 관세가 25%나 매겨진다. 미국은 이번 외국산 자동차 관세 부과로 연간 1000억 달러(약 147조 원) 세수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 관세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예고했던 품목별 관세의 세 번째다. 미국은 지난 12일부터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다음달 2일에는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한다. 전방위적인 미국발 관세 전쟁의 본격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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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두번째) 미국 대통령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약 31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 수출 1위를 차지하는 효자 품목이다. 여기에 관세를 물리면 미국 현지 가격이 올라 미국산 자동차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이 관세가 모든 나라에 공통 적용되기에 조건은 비슷하다는 낙관론이 없지 않다. 그러나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주요 기업이 미국으로 이동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미국 현지 생산량 확대분 만큼 한국 내 생산기반이 약화할 수 있어서다. 창원의 GM은 철수를 고민한다는 말이 벌써 나온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31조 원 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밝힌 상황이다.
부산 울산 경남에 있는 자동차 부품업계에 미칠 파장은 걱정스럽다. 이곳에 있는 협력업체가 500곳 넘는다. 이들은 현대자동차처럼 미국 투자나 진출을 결정하기 쉽지 않다. 그나마 1차 협력업체는 이미 구축된 글로벌 공급망이 있지만 영세한 2, 3차 업체는 사실상 꿈도 못 꾼다. 관세 인상으로 인한 생산비 증가분이 협력업체로 전가되지 않을까 전전긍긍이다. 만약 생산비 절감을 위해 업체들이 대거 미국으로 간다면 부산으로선 이보다 큰 악재가 없다. 안 그래도 공동화가 심각한 지역 경제를 더 침체로 밀어넣는 일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멕시코와 캐나다에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가 유예하고, 콜롬비아는 아예 보류했다. 상호관세 부과도 완화를 시사했다 원래로 돌아가는 등 말이 수시로 바뀐다. 이는 변덕이 아니라 트럼프 특유의 협상 기술이라고 보는 게 옳을 것이다. 일본은 총리가 직접 찾아가기까지 했는데도 자동차 관세를 피하지 못했다. 단순한 립서비스가 아니라 실제로 미국에 도움이 되어야 그에 대한 반대급부를 제공하는 식이다. 한국이 미국 경제에 기여하는 바를 얼마나 어필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판을 바꿀 수 있다. 자동차는 국가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기에 관세 면제 또는 최소한 유예 조치를 꼭 받아내야 한다. 미국통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역할이 그래서 중요하다. 업계와 힘을 합해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부산시도 발등에 떨어진 불을 구경만 하지 말고 부산 경제의 한 축인 자동차 부품협력업체 지원책을 고민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