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를 찾기 힘든 경기 침체에도 1억 원 이상 재산을 증식한 국회의원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고위공직자의 70%도 종전보다 재산이 늘었다. 국회의원 5명 중 한 명 정도는 서울 강남에 ‘똘똘한’ 아파트 한 채씩을 가졌다. 국회와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7일 공개한 재산 신고 내역에서 이같이 드러났다. 지난해 집값이 떨어지고 주식이 하락해 자산 이득을 본 국민이 거의 없었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전년보다 0.11% 하락했다. 지난해 코스피 주가지수는 2399.49로 마감해 연초보다 270.32포인트나 떨어졌다. 공직자 재산 공개 현황을 지켜보는 서민 마음은 착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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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혁신처 직원들이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도 고위공직자 정기재산변동 사항 공개목록 관보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
재산이 증가한 국회의원은 전체의 77.3%로 전년(35.4%)보다 배 이상 늘었다. 1억 원 이상 증가한 의원은 전체의 54.2%에 달했다. 5억 원 이상 증가한 의원은 4%인 13명이었다.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 3구’에 주택을 한 채 이상 보유한 의원은 18.1%인 54명이었다. 박정어학원 대표이사를 지낸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재산이 19억9000만 원 늘어 가장 많이 증가한 의원 1위였다. 박 의원은 건물을 매각했고 임대 수입 등으로 예금이 증가했다고 변동 이유를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재산이 가장 많이 늘었다. 오 시장 재산은 전년보다 14억2954만 원이나 증가했다. 그는 주식에 투자해 재산을 불렸다고 밝혔다. 홍준표 대구시장 역시 전년보다 재산신고액이 많았다. 4억2900만 원이 증가한 42억5922만 원을 신고했다. 서울 송파구 소재 아파트값이 전년보다 3억7400만 원 오른 게 주요인이었다. 지난해 9월 검찰 수장이 된 심우정 검찰총장은 1년새 재산이 37억6954만 원이나 새로 생겼다. 배우자가 재산을 상속받아 예금이 12억5139만 원 증가했고, 배우자 명의 주식이 약 25억 원이나 올랐다. 변필건 법무부 기조실장은 한남동 아파트 가치가 17억 원이나 높아져 전년보다 38억7895만 원 불어났다. 대통령실 재산 1위인 이원모 공직기강비서관도 주식 가치가 올라 총 6억5907만 원을 증식시켰다. 대형 한방병원 이사장의 사위인 그가 신고한 재산 총액은 397억8900만 원이다.
고위공직자 평균 재산은 20억6314만 원이었다. 국민 평균(5억4022만 원)과 비교하면 4배다. 급여저축 등 순재산 증가가 늘어난 요인의 86%를 차지했다. 그 다음은 부동산 가격 상승이 14%였다. 재산 증가 상위 공직자들은 아파트와 주식 값이 올라 재산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적법하게 재산을 증식했다고 해도 국민 시선은 차갑다. 국민은 손해를 보는데 정치인과 공직자는 이득을 보기 때문이다. 역대 최악으로 평가될 정도의 불황을 겪고 있는 국민 입장에서는 궁금하면서도 부러울 따름이다. 무엇보다 민생을 챙기지 않고 정파 싸움에만 몰두한 국회의원이 세비를 꼬박꼬박 받아가는 모습에 부아가 치미는 국민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