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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도 칼럼]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사전투표소에서

5.87% 역대 최저 투표율

무관심 외면 이유 있지만 아이들 미래 생각한다면 2일 반드시 한 표 행사를

  • 정상도 기자 jsdo@kookje.co.kr
  •  |   입력 : 2025-03-31 18:49:06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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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은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사전투표 첫날이었다. 투표소에 가기 앞서 선거공보를 찬찬히 읽어봤다. 김석준 정승윤 최윤홍 세 후보 공약을 모두 합하면 부산 공교육이 반석 위에 올라설 수 있겠다 싶다. 김 후보는 재선 교육감 성과와 부산 교육 정상화에 초점을 맞췄다. 정 후보는 교육의 힘으로 부산을 다시 일으키자고 했다. 최 후보는 교육가족 모두가 행복한 부산 교육을 내세웠다. 그러나 투표는 후보 한 사람만 뽑아야 하고 공약도 합집합이 될 수 없다. 부산 공교육 갈 길이 그만큼 멀다.
2일 부산시교육감 재선거가 치러진다. 앞서 지난달 28일과 29일 이틀 동안 사전투표가 이뤄졌다. 사전투표소가 마련된 연제구청 2층 대회의실에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투표용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집에서 투표소인 행정복지센터까지는 걸어서 5분 남짓 거리다. 투표소 앞에서 머뭇거렸다. 함부로 투표용지를 받아들기엔 이번 선거 양상이 아쉽기 때문이다. 재선거 하는 까닭, 색깔로 후보 성향 나누기, 후보 단일화가 쟁점인 선거 구도 등이 그 예다. 저마다 이유로 쌓은 무관심과 외면의 벽이 높다. 아니나다를까. 투표소가 썰렁했다. 대기자가 한 명도 없었다. 29일까지 이어진 사전투표엔 전체 선거인 287만324명 가운데 16만8449명이 참여했다. 사전투표율 5.87%는 역대 최저치다.

낮은 투표율은 후보나 유권자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 결승선을 코앞에 둔 후보 입장에선 냉담한 유권자 반응에 피가 마를 지경이다. 세상이 두쪽나도 ‘우리 편’만 찍겠다는 고정표가 당락을 좌우하는 표심 왜곡 현상이 우려된다. 과소 대표에 따른 대표권 논란이 불가피하다. 그렇다고 투표 않는 유권자를 나무랄 순 없다. 그들이라고 선거 이후를 걱정하는 마음이 없을까. 무엇보다 새 교육감을 맞을 ‘우리의 미래’ 아이들이 “이게 최선이냐”며 볼멘소리를 쏟아내지 않을까 걱정이다.

한 집 건너 학생이 살고, 누구나 교사나 교직원 가족 친지 이웃을 가진 세상이다. 교육감이 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가까운, 그리고 중요한 자리란 이야기다.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우리의 미래 32만9600명을 위해 한 해 5조 3300억 원을 쓰는 교육감이다. 적어도 선거 과정은 적법하고 투명해야 한다. 이번 재선거는 전임 교육감의 선거법 위반 때문에 이뤄진다. 대법원 확정 판결이 지난해 12월 12일 나왔다. 당시 ‘12·3 비상계엄’ 책임을 물어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자는 목소리가 광장을 뒤덮고 있었다. 헌법재판소가 그의 파면 여부를 곧 결정한다. 정당이 관여하지 못하는 선거임에도 불구하고 온통 색깔론과 단일화 구도로 뒤덮인 이유다.

전국 초중고교생 한 해 사교육비가 29조 원을 웃돈다. ‘4세 고시’라며 유치원생에게 쓰는 돈을 빼고도 이 정도다. 부산은 이렇게 애지중지 키운 학생을 수도권으로 보내는 도시다. 부산 안에서도 동서 격차가 엄연하다. 부산 공교육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이뿐인가. 인공지능(AI)이 세상을 바꾸는 키워드인 세상을 고려할 때 그에 걸맞은 이런 교육을 하겠다는 논의로 후보들의 우열을 가릴 정도는 되어야 마땅하다. 후보 세 명이 한자리에서 벌이는 토론 한 차례 없다. 참 딱한 일이다.

AI에 물어본 내용을 소개한다. 먼저, 교육감 선거의 의미. 교육의 자율성 강화, 부산 맞춤형 교육 정책, 교사와 교육 관계자의 목소리 반영, 부산 교육의 질 향상을 들며 교육감 선거는 미래를 책임질 교육 환경을 결정하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부산시교육감 재선거가 정책 대결보다 이념 대결이라는 지적을 받는 이유는. 정치적 갈등, 교육의 정치화, 사회적 이슈와 이념적 차이가 중요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란다. 본래의 목적인 교육 정책 논의보다 사회적 정치적 갈등을 반영하는 장이 되면서 정책보다는 이념적 대결이 더욱 강조되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AI가 내놓은 대답은 이번 재선거에 조금만 관심을 가졌더라도 꼽을 수 있을 정도다. 그런데 AI와 사람이 다른 점은 명확하다. 사람은 투표로 의사를 표시할 수 있다. 눈 밝은 사람은 어느 후보가 더 선거에 색깔을 입히고 선거 구도를 이념 대결로 몰아가는지 분명히 안다. 전임 교육감과 차점 낙선자 최종 득표율 차이는 1.65%에 불과했다. 투표율이 낮을수록 한 표의 중요성이 커진다.

지난해 10월 16일 서울시교육감 재선거 사전투표율은 8.28%였다. 그보다 앞선 2023년 4월 5일 울산시교육감 재선거 사전투표율이 10.82%였다. 두 선거 최종투표율이 23.5%, 26.5%였다. 2일 부산시교육감 재선거는 역대 교육감 선거 가운데 가장 낮은 투표율이 점쳐진다. 후보 됨됨이보다 기존 정치 지형에 따라 교육감이 선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조기 대통령 선거가 열린다면 부산 표가 어디로 쏠릴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된다는 뜻이다. 교육감 재선거 의미가 이처럼 쪼그라들게 할 순 없다. 우리의 미래 앞에서 어른 노릇을 제대로 못한 셈이 된다. 아이들을 위해 투표하러 가야 한다.

정상도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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