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은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곁에 있었다. 브라운관 TV에 나왔던 만화 “아톰”은 시간이 흘러도 애니메이션 마니아들의 마음속에 여전히 사랑받는 존재이다. 아톰은 강력한 로봇 능력과 미래 과학 기술을 활용하여 악당과 싸워나가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현대 사회에서 로봇은 공장에서 작업을 자동화해 인간의 부담을 줄이고, 위험한 작업에는 재난 구조 로봇이나 탐사 로봇이 투입되어 인간이 하기 어려운 일을 대신한다. 뿐만 아니라 고령자의 생활을 돕는 돌봄 로봇은 노인의 말벗 역할을 하고,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도록 도와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처럼 로봇은 인간의 삶을 더 풍요롭고 편리하게 만들기 위해 개발되고 있다.
최근 1000개에 달하는 인공근육을 장착한 인간형 로봇 기사가 발표되었다. 영상 속에서 인간과 흡사한 외형과 움직임을 가진 ‘프로토클론’이라는 이 로봇은 천장에 매달려 팔다리를 움직이며 등장했다. 이를 본 사람들은 “대단한 기술이다”는 긍정적 반응과 함께 “소름 돋는다” “로봇이 인간을 대체할 수도 있겠다”는 우려를 동시에 나타냈다.
특히 “로봇은 로봇답게 만들지, 왜 사람처럼 만들어서 혐오감을 주나?”라는 댓글이 눈길을 끌었다. 필자는 지난번 CES 전시회에서 ‘아리아’라는 로봇의 얼굴을 손으로 직접 만져보고 소름 돋았던 기억도 동시에 떠올랐다.
로봇을 인간처럼 만드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사람들이 더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느끼도록, 로봇이 인간의 언어 표정 행동을 모방하면 의사소통이 쉬워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로봇이 인간과 너무 비슷하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을 때, 사람들은 오히려 불편함을 느낀다. 이를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 현상이라고 하는데, 처음에 멀리서 보면 사람 같지만 눈빛이 조금 이상하거나, 미묘하게 부자연스러운 표정을 보일 때, 소름 끼치거나 불편한 감정을 유발하는 현상을 말한다. 어쩌면 사람과 더 닮게 만들수록 나중에 로봇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의 불쾌감은 더 커질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외형에서 오는 불편함뿐만은 아닐 것이다. 사람들은 인간처럼 생긴 로봇을 보면서 나의 가족,친구로 예상하고 기대하는 공감력이 생기는데, 어느 순간 무생물체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 심리적 불일치와 정체성에 대한 의문으로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다. 이와 함께 로봇이 그동안 내 정보를 수집하거나 오작동하여 위협을 가하지 않을까 하는 신뢰 문제 또한 불쾌감을 증폭시킬 수 있다.
이런 문제들의 해결은 이제 로봇을 개발하는 개발자들의 책임이며, AI윤리는 개발자가 로봇과 AI 시스템을 설계하고 구현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핵심 요소이다. 과거의 몇몇 사례는 윤리적 고민과 기술적 완성도가 부족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잘 보여준다.
대표적으로 2018년 아마존의 AI 채용 시스템은 남성 지원자를 우대하고 여성 지원자를 차별하는 결과를 초래했는데, 이는 AI가 편향된 데이터를 학습한 결과였다. 또한, 얼굴 인식 AI가 백인 남성의 얼굴을 더 정확히 인식하는 반면, 유색 인종 여성의 얼굴에 대한 인식률이 낮았다는 연구도 있는데, 이러한 편향은 법 집행이나 공공장소 감시에서 특정 그룹에게 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개발자는 데이터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알고리즘의 편향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또한 개인정보를 사용하는 서비스에서는 데이터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강력한 보안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로봇이 인간과 상호작용할 때 자신이 로봇임을 명확히 밝히도록 설계해야 하며, 잠재적인 오작동을 막기 위해 충분한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이러한 AI 윤리적 접근은 기술이 인간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필자는 학교에서 AI개발자를 양성하기 위해 기술적 역량을 중점적으로 가르치고 있지만, AI윤리의 중요성 또한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전교생 대상으로 AI윤리 교육을 교양 필수 과정으로 지정해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계획하고 있다.
로봇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시대가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은 때로는 두려움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긍정적인 가능성을 열어두고 학습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로봇이 제공하는 혜택과 잠재력을 활용하며, 동시에 부작용이나 한계도 인지하고 책임감 있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