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부산형 분산에너지 특화지역(분산특구)’ 최종안을 확정했다. 부산시는 강서구 12개 동 52.2㎢(1579만 평)를 분산특구 대상지로 15일 정부에 신청한다. 에코델타시티와 명지택지개발지, 녹산 미음 등 주요 산업단지가 모여있는 곳이다. 분산특구는 전력사업자가 생산한 전기를 특구 입주기업에 직접 공급함으로써 단가를 낮추고 이를 기업 경쟁력으로 연결시키는 개념이다. 시는 특구 내에 에너지 자립형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수소연료전지발전 액화천연가스(LNG) 등 사업을 추진해 오는 2030년부터 본격 가동한다는 목표다. 부산은 3가지 특구 유형 중 전력사업자 중심으로 기업이 모이는 ‘공급 유치형’과 첨단기술 활용 신산업 발굴에 유용한 ‘신산업 활성화형’에 도전한다. 정부는 오는 6월께 특구 도시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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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강서구 일대에 조성되고 있는 에코델타시티의 완성 후 조감도. 부산시는 이곳을 포함한 강서구 일원에 분산에너지특구를 추진 중이다. 국제신문 DB |
분산특구는 단순히 특구 하나를 유치하는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원자력발전소 등 이미 부산에 존재하는 시설 외에 차세대 친환경 전력생산시설을 세우는 것부터 시작이다. 이를 통해 에너지원 다변화는 물론, 관련 기술의 테스트 베드를 꾀한다. 한마디로 에너지 산업의 집적화다. 이는 자연스럽게 전력단가 인하와 기업 유인으로 이어진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이차전지 등은 전력 소모가 많다. 저렴한 전기료를 앞세운 분산특구에 기업이 몰려들면 생산 유발(4조75000억 원)이나 일자리 창출(1만 명) 효과는 말할 필요가 없어진다.
부산이 제1호 분산특구로 지정되어야 하는 이유는 그 태생에 있다. 분산특구는 분산에너지법 입법으로 가능해졌다. 분산에너지법은 부산을 비롯한 발전소 집적 도시가 필요성을 집중 제기해 성립된 법이다. 원전 등이 위치한 전기 생산도시와 전기 소비도시가 서로 다름에도, 지역 발전은 전기 생산도시가 오히려 더딘 데 따른 문제의식이다. 현재 에너지 자립도는 서울 경기권이 10%도 안 되는데 반해 부산 울산 등지는 200% 가깝거나 넘는다. 전기를 다른 곳에 보내기 위한 송전선로를 만드느라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해야 하고 관통 지역 민원도 엄청나다. 전기를 만드는 도시에 전기를 싸게 공급하자는 차등요금제, 별도의 전기 생산자를 둬 해당 지역에 혜택을 주자는 분산특구는 분산에너지법이 추구하는 가격과 공급 차별화 두 개의 축이다.
부산에는 도로 철도 항만이 집적돼 있다. 가덕도신공항이 생기면 트리플이 아니라 쿼트로플 물류기반이 완성된다. 해저케이블의 국내 최다 선로가 부산이어서 초고속 정보통신 접근성도 좋다. 무엇보다 22개 대학이 배출하는 전공 학생이 2만 명 가까워 인적 자원마저 풍부하다. 분산특구는 21세기 대한민국이 처한 지역 소멸이라는 최대 난제를 해결할 확실한 대안 중 하나다. 부산 외에도 울산 경남 제주 경기 전북 등 경쟁지가 많다. 그러나 분산특구의 취지와 효과를 극대화할 곳은 제한적이다. 정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