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부산 부도 업체 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결제원 자료를 보면 15일까지 당좌거래가 정지된 법인은 총 7개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부도업체 수 4곳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했다. 중견 건설업체 삼정이앤시는 반얀트리 화재 여파로 지난달 5일 당좌거래가 정지됐다. 도·소매 유통업체가 4곳으로 가장 많았다. 19년 역사의 의약품 도매업체가 된서리를 맞았다. 업력이 25년된 해운회사도 경기 침체 유탄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 2월 2곳이 부도 처리됐고, 지난달에는 5곳이 연달아 어음과 수표를 결제하지 못했다. 연쇄부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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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얀트리부산 화재 현장. 시공사인 삼정이앤시가 이 여파로 지난달 5일 부도 처리됐다. 국제신문DB |
지난해부터 부도 바람은 불기 시작했다. 건설업에서 두드러졌다. 5월 2일 익수종합건설을 시작으로 같은 달 3일 남흥건설, 6월 25일 디알종합건설, 11월 14일 신태양건설로 이어졌다. 모두 종합건설업체다. 업력 39년차인 전문건설업체 한 곳도 지난해 3월 부도를 피하지 못했다. 올해 삼정이앤시에 이어 종합건설업체 한 곳이 지난달 17일 부도 직전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건설업은 연관 효과가 커 협력업체의 연쇄 부도가 현실화할 공산이 크다. ‘5월 위기설’이 괜히 나오는 말이 아니다.
국제신문이 지난 2년간(2023년 4월 16일~2025년 4월 15일) 금융결제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부산 부도 법인은 30곳으로 다른 광역시와 비교하면 압도적 1위였다. 이 기간 대구가 12곳, 광주 10곳, 인천 7곳, 울산 6곳, 대전 4곳이었다. 5개 광역시를 모두 합한 것과 비슷했다. 전국 상황은 시간이 지날수록 나아지고 있으나 부산은 악화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경기 침체로 인한 영향은 전국이 마찬가지이지만, 유독 부산이 큰 타격을 입었다는 것은 그만큼 부산 경제가 위기에 취약하다는 말이다. 부산시가 약한 고리를 찾아내 개선해야 하는 이유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부실징후기업이 될 가능성이 큰 곳(신용위험평가 B등급)’은 지난해 말 기준 2339곳으로 전년(1888곳)보다 24% 급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이던 2009년(1844곳)과 코로나19 팬데믹 말기인 2022년(2067곳)을 웃도는 사상 최대 규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관세 전쟁이 아직 국내를 본격적으로 강타하지 않았는데도 이 정도다. 부도 위기에 처한 업체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부산 기업일 것으로 추측된다.
구조적으로 회생이 어려운 기업은 어쩔 수 없지만, 일시적 유동성 위기로 어려움에 처한 기업은 살려야 한다. 부산시는 중소기업 위기대응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위기지원센터를 설립해 기업 현장의 위기 징후를 조기 파악하고 맞춤형으로 지원한다고 한다.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더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은행은 금리를 내리는 등 비가 올 때 우산이 돼 주는 책무를 다하길 촉구한다. 기업은 낭비 요소를 줄이는 등 경영 여건 개선에 힘써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