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진정한 ‘문화경청’을 기대하며

  •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
  •  |   입력 : 2025-04-16 18:39:35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달 20일 스페이스 원지(부산 영도구 봉래동)에서 열린 ‘문화경청’ 행사는 여러모로 인상적이었다. 부산시와 부산연구원이 주최한 ‘문화경청’은 시가 지역문화진흥법 3차 시행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시민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마련한 자리였다. 시민 50명이 주제별로 나뉜 시민워킹그룹에 참여해 의견을 내놓으면 부산연구원이 취합해 계획에 반영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문화경청’의 또 다른 줄기인 현장 투어도 시작됐다. 문화예술 장르별 예술인을 만나 의견을 듣는 간담회로, 지난 9일 부산콘서트홀에서 음악 분야 예술인과 만난 것을 시작으로 다음 달까지 8회에 걸쳐 진행된다. 시는 시민워킹그룹의 의견과 현장투어에서 나온 건의사항을 모아 지역문화진흥법 시행 계획을 세우고, 부산시장·예술계·시민이 함께 ‘문화 동행’을 선언하는 행사까지 열 계획이다(국제신문 지난달 24일 자 17면 보도).

시민이 참여한 시민워킹그룹 행사가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들의 이야기가 꽤나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어 귀를 기울이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행사에 참석한 이들 상당수는 직간접적으로 문화예술을 접한 이들이었다. 문화예술계에 종사하는 예술인과 기획자도 상당수 포함됐고, 생활문화동아리에 참여했거나 지역 문화원에서 활동한 이들도 꽤 많았다. 처음에는 수줍은 듯했지만 그들은 이내 열정적으로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그 과정에서 생각했던 부분을 가감 없이 쏟아냈다. 현장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하며 답답했던 부분과 이런점을 개선했으면 좋겠다는 바람까지…. 속사포처럼 이야기를 쏟아 내는 이들을 보며 문화예술에 대한 시민의 관심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이처럼 부산 시민의 문화에 대한 인식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문화 인프라 확대로 예술을 향유하는 이가 늘었고, 그만큼 눈높이가 높아졌기에 문화예술 정책에 대한 바람도 예전보다 구체적으로 변했다. 시민의 문화에 대한 인식은 높아졌지만, 이를 듣고 움직여야 할 대상은 여전히 닫혀 있는 것 아닌가 싶다. 부산의 문화예술 정책을 이끄는 시는 여전히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보다 관 주도의 정책을 만들고 실행했던 것이 사실이다. ‘문화경청’에 시민 자격으로 나온 참석자들의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쏟아진 것은 그동안 이런 요구를 할 대상도, 장소도 찾지 못했던 데 대한 하소연이 아니었을까.

2016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서병수 전 부산시장은 관 주도의 문화 정책에 대한 비판을 상쇄하기 위해 ‘문화진담’을 열고 문화예술 현장을 찾아 시민과 예술인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이 원하는 문화예술 정책을 펼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시장이 바뀌면서 이런 형식적인 자리마저 잦아들었고, 최근 퐁피두 미술관 부산분관 유치 과정에서 시의 문화 정책이 일방적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다시 ‘문화경청’이란 이름으로 시민·예술인과 소통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귀 기울여 듣겠다는 ‘경청’이란 단어가 얼마나 실현될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번에는 이전보다 진취적인 결과물이 나오길 바란다.

무엇보다 시가 진정으로 지역 시민·예술인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이면서 구속력을 가진 ‘민관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민과 가장 가까이 있는 16개 구·군부터 각 공연장, 문화 관련 공공기관, 문화예술 단체, 예술인, 시민, 문화체육관광부 등 민관을 아우르는 거버넌스를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지역에 필요한 정책을 발굴해 신속하게 실행할 수 있는 네트워크형 지원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부산연구원이 지역문화진흥법 시행 계획에 거버넌스 구축 내용을 반영할 계획인 만큼 얼마나 구체적인 실행안을 내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문화는 누구나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서부산에 살아서’ ‘공연 볼 돈이 없어서’ 등 이런저런 이유로 문화를 누릴 기회를 얻지 못한다면, 그것은 결국 시의 문화정책이 시민에게 골고루 전파되지 못했다는 뜻이다. 진정한 글로벌 문화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라도, 부산 시민이 문화를 누리며 더 윤택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시가 진정으로 ‘문화경청’을 해주길 바란다.

김현주 문화라이프부 부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2. 2직무정지 새마을금고 이사장, 여전히 경영 관여
  3. 3지광 70억 있다면서…세금도 34억 10여 년 체납
  4. 4‘가덕 증액 문서화’ 쳇바퀴…우선시공분 내달초 착공 희박(종합)
  5. 5신임 부산시 행정부시장에 김성기 행안부 인사기획관
  6. 6[근교산&그너머] <1484> 통영 학림도 망산
  7. 7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8. 8경정 승진자도 전국 교류…경위 이하 5년씩 부서순환 추진
  9. 9아직 관객 많은 ‘오디세이’인데…아이맥스관에서 내린 사정
  10. 10147일 만에 투표지 공개 검증
  1. 1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2. 2대한항공 말흐리기…실체없는 통합LCC 부산 허브
  3. 3[뉴스 분석] 종교인·언론사주가 국회 권위 훼손…도덕성 논란까지
  4. 4부울경 광역의회 협력강화 선언 “미래산업 함께 육성”
  5. 5‘가상자산 과세 유예’ 결론 못낸 당정
  6. 6李 대통령 “국민 생명·안전 지키기가 최우선”
  7. 7여야 ‘조희대 국조’ 두고 공방 격화
  8. 8[속보] 대통령비서실, 30억 들여 월평균 11회 여론조사…내용은 비공개
  9. 9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10. 10조현, 한미관계 난기류 우려에 “벨트 단단히 매면 돼”
  1. 1지광 70억 있다면서…세금도 34억 10여 년 체납
  2. 2‘가덕 증액 문서화’ 쳇바퀴…우선시공분 내달초 착공 희박(종합)
  3. 3퇴직금 2028년부터 사외적립…체불 예방
  4. 4부산시 “부산에 글로벌 AI 허브 유치하겠다”
  5. 5미래에셋·대신증권·빗썸도 뚫렸다(종합)
  6. 6사실상 금융업 전체가 다 털릴 판…靑, 긴급 대응회의(종합)
  7. 7첫 100조 분기매출 하닉 “100조 주주환원 하겠다”(종합)
  8. 8전용터미널·화주 인센티브 등 북극항로 상업운항 지원 요구
  9. 9부산과학기술협의회·CTO평의회 역량 확대
  10. 10부산銀 센텀센터, 스타트업 지원 거점화
  1. 1직무정지 새마을금고 이사장, 여전히 경영 관여
  2. 2신임 부산시 행정부시장에 김성기 행안부 인사기획관
  3. 3경정 승진자도 전국 교류…경위 이하 5년씩 부서순환 추진
  4. 4아울렛서 만나는 김해 도자기
  5. 5영업중단 이어 단전 위기…피가 마르는 홈플러스 입점업체들
  6. 6후배 경찰 신체 ‘덥석’…파출소 팀장 추행 혐의 피소
  7. 7부경대 5108명 정보유출…위탁보안 비상
  8. 8“일부 수사 강압·부실” 부산변회, 권한 커진 경찰 첫 평가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9일
  10. 10“공장화재 대원 고립됐다” 실전같은 훈련
  1. 1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2. 2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3. 3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4. 4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5. 5‘무관의 제왕’은 옛말…케인 발롱도르 품었다
  6. 6‘은퇴 기로’ 손아섭, 2년 만에 NC로…3000고지 향한 행진 계속
  7. 7허구연 KBO 총재, 3연임 사실상 성공
  8. 8K리그2 준PO 12월 2일 개최
  9. 9김해FC, 제6대 사령탑에 설기현 감독 선임
  10. 10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진짜 질문의 시작
국제칼럼 [전체보기]
부캉이에게 부끄러운 북항 재개발 민낯
부산 관광, 마냥 좋기만 할까
기고 [전체보기]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지긋지긋한 론스타
어떤 ‘최장수’ 기록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79년 정론 국제신문 정상화 요구 들불처럼 번진다
노후 원전 사용연장 안전에 일말의 의심 남지않게
세상읽기 [전체보기]
반복된 일상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는 법
한국 경제 떠받치는 중장년, 이제 다시 봐야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