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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부산의 미래, 금융중심지 육성에 있다

선진·개도국 할것없이 금융중심지 적극 조성

美 관세정책 기회 삼아 부산 국제허브로 박차

이명호 부산국제금융진흥원장

  • 이명호 부산국제금융진흥원장
  •  |   입력 : 2025-04-22 19:06:12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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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세가 격변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 3년이 지난 시점, 휴전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은 관세정책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와의 무역에 변화를 주고 있다. 국가 신용도에 대한 대외적인 평가절하가 우려되고 있다. S&P는 최근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유지했으나 향후 3~5년간 한국 경제의 둔화를 전망했다.

이러한 안팎 환경이 부산에 달갑지 않다. 부산의 경기에 직접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고환율과 내수침체, 그리고 최근 관세충격으로 체감경기가 악화되고 있다. 부산 제조업 성장률은 최근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건설사의 잇단 부도로 작년에는 건설업에서 2만여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최근 연이어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응해 다양한 정책이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인 해결책보다는 장기적인 안목과 지속 가능한 계획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칫 잘못하면 단기적 수단에 집중해 큰 기회를 놓칠 수 있다. 부산의 현 상황은 위기이다.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부산을 국제금융중심지로 육성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런던 두바이 싱가포르의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국제 금융중심지가 국제자본과 금융기관을 유치해 도시 경제발전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금융중심지가 경제발전에 원동력이 될 수 있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가까운 베트남과 카자흐스탄 또한 국제금융중심지를 적극 조성 중이다. 카자흐스탄은 2015년 헌법과 법률의 중간 단계에 해당하는 헌법법령을 별도로 제정해 영미법이 통용되는 아스타나 국제금융센터를 육성 중이다. 국내 대기업 제조기지로 활용되는 베트남도 최근 금융센터 조성을 시작했다. 런던금융특구 싱크탱크(TheCityUK)의 자문을 받아 호찌민을 국제금융센터로 조성하는 특별법안을 준비 중이다.

이러한 동향은 글로벌 금융허브 육성을 위해 부산이 적극적으로 변화해야 함을 시사한다. 궁극적으로 부산이 글로벌 허브도시로서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제자본 금융기관 인재들이 모이는 국제금융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제금융중심지 생태계 육성을 위해 부산은 강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동북아시아의 지정학적 중심에 위치하며 부산항이라는 세계적 물류 인프라가 있다. 특히 부울경의 조선산업은 세계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자랑한다. 이에 부산은 해양과 국제금융을 융합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갖췄다. 최근 미국 관세정책이 오히려 기회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에서 건조된 선박당 입항 때 최대 175만 달러(약 25억 원)의 입항 수수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로써 국내 조선 3사에 대한 선박 발주가 증가하는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이는 국제적인 해양금융 중심지 조성을 위한 기회이기도 하다.

기회를 잡기 위해 국제적인 해양금융제도 구현이 필요하다. 세계적인 금융중심지인 홍콩과 싱가포르는 선박금융 리스사를 대상으로 특별 세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금융리스사들의 수익에 대해서는 저세율을 부과해 리스사들의 유입이 촉진된다. 부산에도 이러한 제도를 구현해 선박금융과 조선을 아우르는 국제적인 해양금융 허브로 부산을 차별화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제적인 해양금융 생태계 육성과 함께 블록체인, AI, 핀테크를 융합한 디지털 금융생태계 조성도 중요하다.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자산은 국경 간 자본 이동을 간편하게 한다. 두바이 국제금융센터는 디지털 자산에 관계된 기업을 적극 유치해 디지털 자산 허브로 성장하고 있다. 이에 최근 출범한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는 긍정적인 출발이다. 앞으로도 부산에서 혁신 금융 플랫폼을 위한 제도와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금융허브 조성에는 전문 인력 양성도 필수다. 디지털 기술, 국제 자본시장, 핀테크 창업 분야의 인재들이 혁신 금융 생태계를 선도할 수 있어야 한다. 부산에서 교육받은 전문 인력은 국제금융산업을 육성하며 자생적 생태계의 주춧돌이 될 것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금융허브로서 부산의 리브랜딩이 필요하다. 지난달 방한한 전 런던금융특구시장 마이클 마이넬리 교수도 금융중심지로서 부산의 도시 평판 향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체계적인 마케팅 전략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홍보 활동이 필요한 때이다. 이를 위해 필자가 몸담고 있는 부산국제금융진흥원은 내년에 세계금융센터연합 총회를 부산에서 개최하는 등 부산을 역동적인 글로벌 금융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부산의 경제위기와 지역소멸을 극복하기 위해 금융중심지 조성과 발전은 핵심이다. 시민과 정부의 적극 지원으로 부산에 진정한 글로벌 금융허브가 구현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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