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통령 선거를 향한 국민의힘 후보 경선이 2차전에 돌입했다. 지난 22일 1차 경선에서는 후보 8명 가운데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안철수 의원, 한동훈 전 대표, 홍준표 전 대구시장 등 4명이 통과했다. 4위 자리를 놓고 경쟁이 치열했는데 나경원 의원이 안 의원을 넘어서지 못했다. 후보들은 23일 미디어데이에서 1 대 1 토론 상대를 고른 뒤 정책 대결과 본선 승리를 다짐했다. 24, 25일엔 양자 토론, 26일엔 4인 전체 토론이 이어진다. 27, 28일 진행되는 2차 경선은 국민 여론조사 100%로 실시된 1차와 달리 국민 여론조사와 당원 선거인단 표심을 50%씩 반영한다. 당심이 영향을 미치는 이상 1차 때와 양상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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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차 경선 토론회 미디어데이에서 국민의힘 김문수(왼쪽부터), 안철수, 한동훈,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우선은 1차 경선 결과가 갖는 함의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수도권 5선인 나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 중 누구보다 앞장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고 경선 출마에도 윤심이 상당 부분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런 나 의원이 탄핵 찬성파인 안 의원에게 패했다는 건 대선을 앞둔 국민의힘에 적지 않은 메시지를 던진다. 1차 경선 여론조사는 일반 국민 중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을 상대로 진행됐다. 이들의 정서가 곧 국민 정서일 것이다. 국민의힘 내부와 외부 국민 인식이 얼마나 다른지 보여주는 증거가 아닐 수 없다.
국민의힘은 여러 차례 국민에게 실망을 안겼다. 국민의힘이 배출한 대통령 탄핵 때문에 치러지는 대선임에도 이에 대한 반성이나 자성은 거의 없었다. 국민의힘 경선에서 끝없이 가동되고 있는 프레임은 ‘탄핵’ ‘한덕수 출마’ ‘반이재명 빅텐트’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 뿐이다. 윤석열 탄핵에 관해서는 헌법재판소 인용 판결 이후 반탄 대열에 섰던 인물들이 이를 수용함으로써 국민적 판단은 이미 끝났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1차 경선을 통과한 후보 4인이 정확히 반탄파 2명과 찬탄파 2명으로 갈라져 있다. 일반 국민은 탄핵의 강을 건넜을지라도 당심은 그렇지 않다고 판단할 경우 2차 경선에서 또다시 무의미한 논쟁을 벌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 결과가 무엇일지 뻔한데도 말이다.
국민의힘은 경선을 거치며 컨벤션 효과를 누리기는커녕 지지율이 더 떨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전 대표는 40% 박스권에 갇혀 있다가 최근 50% 이상으로 치고 올라갔다. 반면 국민의힘 후보는 전체를 합해도 이 전 대표와의 격차가 14% 포인트 이상 벌어진다. 전통적 보수 지지층인 부산 경남(PK)에서조차 민주당에 밀리는 형국이다. 이제 대선까지 40일 남았다.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하기도 부족한 시간에 ‘키높이 구두’ ‘생머리’ ‘눈썹 문신’ 같은 유치한 입씨름이나 벌이는 후보들을 보면서 국민은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 현재 여론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하는 계층은 무당층이자 중도층이다. 남은 경선전만이라도 제대로 된 정책 대결을 펼쳐 수권정당으로서 존재 의미를 증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