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일간지에 ‘딥시크 개발 주도 천재 소녀: 中 2030 우상 되었다’는 중국 엔지니어 뤼푸리에 대한 기사와 사진이 실렸다. 농촌 소녀에서 독학으로 코딩을 익혀 2019년 베이징대학 석사과정 중 국제 최고학회에 AI 논문 8편을 발표했고, 2022년 회사에 입사해 딥시크(deep seek) 개발에 참여한 AI여신 이야기다. 바로 옆에는 ‘트로트로 인생 2막: 40대 현역들 빛났다’는 기사와 사진이 게재됐다. 두 기사를 보고 머리를 스친 생각은 ‘개미와 베짱이’였다. 과학 굴기의 중국(개미)과 트로트에 취한 한국(베짱이)쯤 되겠다.
최근 중국은 미국을 이기기 위해 국가와 기업, 그리고 연구기관들이 총력을 쏟아 공대, 즉 IT 위주의 경쟁력에 집중하고 있다. 반대로 우리나라는 채널마다 노래로 세상을 평정하려는 풍조가 확산하는 느낌이다.
여기에 더해 한국은 의대 열풍으로 공대, 즉 최첨단 IT 학과에도 등을 돌리는 현상이 팽배해 있다. 심지어 초등학교 때부터 의대 특별반이 생기는 등 사교육이 판치고 있다. 예능도 필요하지만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게 아닐까 걱정이 앞선다.
중국의 초중고교는 어떤 형태의 평준화도 없이 모두 명문 경쟁, 엘리트 교육을 위해 필사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10~12세에 수재를 뽑아 수학과 물리 등을 대학 수준까지 가르치고 논문 지도를 하는 등 교육열과 재력으로 AI 천재군단을 양산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고교평준화로 초중고교를 경쟁 없이 공부하고, 대학에 입학하면 각종 장학금과 지원금으로 거의 공짜로 연애하고 알바하면서도 졸업은 무난히 할 수 있는 한국식 트로트판 대학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치열한 국제사회에서 통할지, 과연 우리의 미래가 밝을지 의문이다.
네이처 인덱스 중 2024년 과학 분야 세계 최상위 대학교 순위를 보면, 1위 하버드대, 2위 중국과학원대, 3위 중국과학기술대, 4위 베이징대 등 2위에서 9위까지 중국 대학들이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서울대가 54위, KAIST가 76위다. 우리나라와 중국의 교육제도 차이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한국의 앞날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잘못된 점을 고쳐야 하지만 시점이 한참 지났다는 생각이다.
이렇게 된 이유 중 하나는 국가나 교육부가 대학에 대해 규제와 통제로 일관하고 자유를 허용하지 않아서다. 초중고교에는 경쟁을 허용해 명문 학교가 나타날 수 있도록 하고, 대학에는 자율권을 부여해야 한다. 등록금 책정, 신입생 선발, 대학의 교육 내용 등을 대학 스스로가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 과정에서 교육부는 대학 간 선의의 경쟁체제를 조력하면 된다. 의대 정원 문제도 학교에 일임했으면 이 같은 의료대란은 발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지난날 우리가 일본을 극복했듯, 현재 중국은 우리를 극복하고 있다. 이제부터는 중국 일본 미국의 개미군단에 맞먹는 한국의 개미군단이 필요하다. 사견이지만 서울대는 대학원 중심의 세계적인 대학으로 바꿔 기초과학 분야인 수학 생물 물리 화학 등에서 노벨상을 수상할 수 있도록 교육환경을 재정비했으면 한다. 이와 함께 대학들은 ▷화학 철강 선박 항공기 자동차 ▷수산 해양 항공 물류 무역 ▷IT를 결합한 농업대학에 특화하는 등 차별화된 길을 모색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