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사저인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를 30일 전격 압수수색했다. 윤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건진법사 전성배 씨 사이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서다. 압수수색 대상은 전 씨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와 관련된 부분이라고 검찰은 언론에 공지했다. 전 씨는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김 여사 선물 명목으로 6000만 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명품 가방을 받은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의 이날 압수수색은 이들 물품이 김 여사에게 실제 전달됐는지 여부와 관련 있는 셈이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그동안 여러 의혹에 휩싸였으나 지난 4일 파면 이후 사저를 압수수색 당한 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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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건진법사 전성배 씨 사이의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윤 전 대통령의 사저에 대해 압수수색에 들어간 30일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앞에서 경찰들이 근무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
아직 수사 중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전 씨 일가의 행각만으로도 그 범위와 정도는 심각하다. 김 여사 선물용 물품 외에 전 씨가 받은 것으로 사실상 확인된 현금만 억대다. 통일교 인사로부터 기도비 명목으로 받은 3000만 원을 비롯해 전 씨 집에선 5000만 원 다발이 발견됐다. 전 씨가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각계 각층으로부터 청탁을 받은 정황이다. 게다가 전 씨는 처남을 통해 대통령실에 특정인을 행정관으로 꽂아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엔 코바나컨텐츠 근무 경력을 매개로 김 여사와 인연이 있는 전 씨 딸이 등장한다. 전 씨는 지방선거 공천에 개입한 의혹도 받는다. 윤 전 대통령 부부나 친윤계를 등에 업고 호가호위하지 않았으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윤 전 대통령 부부, 특히 김 여사에 대해서는 여러 의혹이 제기됐고 검찰 수사까지 이뤄졌지만 시원하게 해결된 게 없다.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혐의는 가방을 주고 받는 영상이 버젓이 존재하지만 청탁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됐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김 여사 계좌가 주가조작에 쓰이긴 했으나 김 여사가 직접 개입한 증거가 없다며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다. 검찰은 특히 김 여사를 출장 조사하는 바람에 특혜 논란을 자초했다.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여부가 핵심인 ‘명태균 게이트’는 뒤늦게 수사에 속도가 붙는다.
많은 국민은 검찰의 이번 수사를 순수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다. 그 숱한 의혹에도 윤석열 정권이 살아있을 때는 무혐의 혹은 불기소 처분을 내려놓고 정권이 끝나자 마자 여기저기서 봇물 터지듯 수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지검이 불기소 처분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서울고검이 6개월 만에 재수사하기로 결정한 게 대표적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뇌물 수수 혐의 기소도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 3년 5개월이나 지나 대통령 선거가 임박해서야 이뤄졌다. 이러니 정치검찰이라는 비난을 듣는다. 윤 전 대통령 부부 관련 수사는 서울중앙지검(명태균, 선거법)과 남부지검(건진법사)이 맡고 있다. 이번에야말로 사건의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다. 그래야 검찰의 존재 의미를 그나마 국민에게 납득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