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신공항 부지공사 우선협상 대상자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공사기간을 입찰 공고에서 제시한 84개월(7년)이 아니라 자체 산정한 108개월(9년)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립에 필요한 해상구조물을 설치하고, 산봉우리를 깎아 바다를 매립하고, 연약지반을 다지는데 84개월로는 부족하다는 논리다. 공사비도 10조 5800억 원보다 1조 원 더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현대 측은 이런 내용이 담긴 사유서와 관련 자료를 빠르면 이번 주중 국토교통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정부가 지난달 28일 현대 측이 내놓은 공기 연장 설계안을 거부하면서 사유서와 함께 요청했던 기본설계 보완 지시는 따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버티기 하겠다는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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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2029년 12월 개항을 목표로 부지공사 업체 선정이 한창인 부산 강서구 가덕도신공항 부지 일대에 해가 떠오르고 있다. 업체 선정 작업이 마무리 되면 올해 안으로 착공하는 게 목표다. 국제신문 DB |
가덕도신공항은 ‘2029년 12월 개항, 2031년 12월 준공’이라는 로드맵이 입찰 공고에 분명히 명시되어 있다. 현대 측은 이를 충분히 검토한 뒤 입찰에 참여했을 것이다. 이제 와서 정부 계획대로는 공기를 못 맞추겠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태도다. 현대 측이 필요하다는 추가 공기 2년의 근거도 의심스런 대목이 많다. 현대 측 기본 설계안을 부산시 등이 검토한 결과, 주요 시설이 들어설 동측 부지에서 추가 시추 조사를 하지 않고도 공정은 17개월 추가한 경위가 불투명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바다와 육지를 동시 매립해야 하는 이번 공사가 난공사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 못한다. 네 번의 유찰도 이 때문임을 모두가 안다. 오히려 그런 이유에서 현대 측이 공사를 맡겠다고 나섰을 때 부산 시민이 한마음으로 반겼다. 정부가 입찰 당시 내건 조건의 사후 변경은 국가계약법상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현대 측이 공기 연장을 주장하는 건 정부에 법률 위반을 강요하는 행위나 같다. 네 차례 유찰에서 보듯 현대 외엔 공사를 맡을 기업이 딱히 없으리라는 판단으로 공사비 증액 같은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겠다는 계산이 섰을 수도 있다. 현대 측이 끝내 공사를 포기해 재입찰로 가게 되면 공기는 최소 1년 지연을 피하기 어렵다. 어떤 경우를 가정하더라도 동남권 관문공항을 염원해온 부산 울산 경남 800만 주민의 기대를 무참히 저버리는 행태다.
가덕도신공항은 수십년 표류하다 이제 겨우 첫삽을 뜨기 일보 직전까지 왔다. 현대 측 기본 설계안이 공개되자마자 수도권 언론들은 때를 만난 듯 또다시 신공항 무산 위기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지금도 김해공항은 미어 터지고 중장거리 항공 여행을 위해 인천공항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은 이만저만 아니다. 이 과정에서 부울경 주민이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연간 1조 원이 훨씬 넘는다. 수십년 업력을 쌓은 대기업이 입찰 조건 미준수가 어떤 의미인지 모를 리 없다. 현대는 원래 조건에 맞는 설계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정부도 막연한 기대에 매달리지 말고, 최악 경우까지 고려해 가덕도신공항 적기 개항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