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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외날개로 나는 새는 없다

극과 극 걸은 김문수 후보, 극적 역전 최악 참패 기로

보수 있어야 진보도 산다…국민에게 감동 줘야 승산

  • 최현진 기자 namu@kookje.co.kr
  •  |   입력 : 2025-05-12 18:44:06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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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우여곡절 끝에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로 등록했다. 제21대 6·3대통령선거는 이재명과 김문수 이파전이다. 김 후보는 며칠 사이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떴다. 12·3 비상계엄 선포 후 열린 국회 긴급 대정부 질문에서 한 사람이 눈에 띄었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국무위원을 향해 일어나 사과를 요구하는 자리였다. 대부분 일어나 사과하는 척이라도 했다. 한 사람이 움직이지 않았다. 김문수 노동부 장관이었다. 이 일이 있고 난 후 보수층에서 ‘꼿꼿문수’라 불리며 인기가 올랐다. 여론조사에서 보수 후보 중 선두를 달렸다. 국민의힘 경선에서 최종 승자가 됐다. 당 지도부가 주도하던 대통령 후보 단일화 과정에 반발하면서 후보직을 박탈당했다. 화가 난 당원들이 지도부를 준엄하게 꾸짖었다. 그가 부활했다.

김 후보는 노동운동가였다. 1970년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전태일 열사가 서울 동대문 평화시장에서 분신하자 충격을 받았다. 이 사건이 인생 전환점이 됐다. 같은 대학 김근태와 함께 구로공단에 위장취업했다. 현장을 파고들어 한일도루코 노조위원장이 됐다. 전태일기념사업회를 만들어 초대 사무국장을 맡았다. 정치적 노동운동단체인 서울지역노동운동연합 출범을 주도했다. 인천 5·3직선제 개헌투쟁 주도 혐의로 구속됐다. 모진 고문을 받았다. 심상정은 “동지로 지내던 시절 김문수는 전설이었다”고 그를 평가했다.

노동운동 대부였던 그가 제도권으로 들어온 것은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 공산주의 국가가 몰락하던 시기였다. 87년 대선이 끝난 후 진로를 고민하다 이재오 등과 민중당을 창당했다. 현실 벽은 높았다. 1992년 총선과 대선에서 참패했다. 택시기사로 일하던 그는 김영삼 전 대통령 부름을 받고 보수 정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 후보는 이 때부터 다른 길을 걷는다.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신한국당 후보로 경기 부천시 소사구 선거구에서 당선됐다. 이곳에서 두 번 더 의원 배지를 달았다. 경기도지사를 두 번 역임하면서 대선주자급으로 성장했다.

김 후보는 2016년 제20대 총선 때 보수 아성 대구에서 김부겸 전 총리에게 대패하면서 정치 생명이 끝난 듯했다. 보이지 않던 그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에 나타났다. 이번엔 더 우측으로 갔다. 전광훈 목사와 손을 잡았다. 2020년 1월 자유통일당을 창립하고 당대표가 됐다. 우리공화당과 통합했지만 조원진계와 갈등 끝에 기독자유통일당에 합류했다.

인간은 그가 한 말을 보면 어떤 인물인지 알 수 있다. 소녀시대를 향해 “잘 생겼다. 쭉쭉빵빵이다”고 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리더십이 대통령 1인에게 집중될 때 대통령이 불행해진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독주를 비판했다가 “역대 최고 역량을 가졌다”고 극찬했다. 이처럼 말을 바꾼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특수전사령부 이전을 두고 군부대를 혐오시설로 지칭해 논란이 벌어졌다. 도지사 선거 과정에서 전업주부를 ‘노는 아줌마’로 표현했다. 춘향전을 “춘향전이 뭡니까. 변사또가 춘향이 따먹으려고 하는 거 아닙니까”라고 설명했다. 막말 정치인 대명사로 불렸다. 소방관에게 전화해 “도지삽니다” “누구냐며 이름을 묻는데 답을 안 해”라고 말하며 갑질 정치인 이미지가 추가됐다. 고용노동부 장관 청문회 때 “일제시대 선조들은 일본 국적이었다”고 말했다. 김구 선생을 두고 “중국 국적을 가졌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해 공분을 샀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 말이 김 후보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그는 극과 극을 걸었다.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으로 사회 변혁을 꿈꾼 그는 보수 정치인으로 ‘변절’하면서 성공가도를 달렸다. 윤석열 정부에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과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냈다. 극적으로 국민의힘 대선 후보 옷을 다시 입었다.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크게 뒤져 있다. 승리하려면 이제부터 따라 붙어야 한다. 당을 쇄신하면서도 화합을 이끌어야 승산이 있다. 당의 얼굴인 비대위원장을 젊은 의원으로 바꿨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 친한 김용태 의원이다. 단일화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이 한쪽 날개만으로 날 수 없다. 보수가 민주당과 이 후보를 견제해야 할 이유다.

대중은 감동을 주는 사람에게 끌린다. 김 후보는 국민에게 감동을 줘야 한다. ‘표퓰리즘’으로는 안된다. 그는 만 73세다. 격동의 세월을 살아온 만큼 국민에게 희망과 감동을 주는 정치를 펼칠 씨앗이 있다. 부정부패와 비리가 없는 게 장점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것을 끄집어 내야 한다. 단 진심이어야 한다. 득표를 생각했다간 실패한다. 대선이 13일 기준 21일 남았다. 자기를 모두 보여주기엔 짧은 시간이다. 극적으로 승리할 수 있지만 사상 최대 표차로 질 가능성도 나온다.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최현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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