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이 운영하는 국가유산포털에선 국가유산검색을 활용해 ‘우리 지역 국가유산’을 편리하게 찾아볼 수 있다. 국보부터 보물, 사적, 명승, 천연기념물, 국가무형유산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이 가운데 부산을 보면 국가무형유산으로 동래야류 수영야류 좌수영어방놀이 자수장 동해안별신굿 등 5개 항목이 지정된 순서대로 올라와 있다. 소재지가 ‘부산’으로 된 자수장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동래구 수영구 기장군이다. 이 가운데 동해안별신굿의 경우 분류는 민간신앙의례, 지정일은 1985년 2월 1일, 소재지는 부산광역시 기장군, 관리단체는 (사)국가무형유산 동해안별신굿보존회로 소개됐다.
동해안별신굿은 동해를 삶의 터전이자 두려움의 대상으로 여기면서 살아가는 이들이 바다를 달래려는 간절한 기원을 담아 연다. 부산에서부터 강원도 고성군에 이르는 동해안 어민이 마을의 평화와 안녕, 풍요와 다산, 배를 타는 어민의 안전을 빌고자 여는 마을굿이다. 굿을 하는 시기는 마을마다 다르다. 기장에서는 2월에 일광읍 이천항의 골매기신당 일대에서 큰 별신굿을 벌인다. 풍어제와 같은 지역 중요 행사 때마다 재현되고 국립부산국악원에서 꾸준히 공연을 펼쳐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도 크다.
최근 동해안별신굿이 다른 곳으로 떠나기 일보 직전까지 가는 일이 일어났다. 동해안별신굿보존회가 전수교육관 건립을 추진하는 경북 포항시로 소재지 이전을 추진하다가 뒤늦게 수습에 나선 부산시와 기장군의 설득에 잔류를 결정한 것이다. 보존회는 오랜 기간 시에 전수교육관 건립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가문화유산 지정 후 40년간 교육관 없이 활동해온 것이다. 그러다 동해안별신굿 초대 보유자의 고향이자 발생지인 포항시가 보존회에 전수교육관 건립을 약속하면서 소재지 이전을 제안했다. 포항시는 지난해 하반기 진행한 용역을 근거로 국가유산청에 사업비 지원 등을 건의했다. 시는 국가유산청으로부터 이전 추진 사실을 통보받은 뒤에야 이를 알고 설득에 나섰다.
국가무형유산은 국가유산청이 관리하지만 무형유산 전수교육관 설립은 지자체 책임이기에 이번 사안과 관련해 시의 무관심을 탓할 수밖에 없다. 다행히 시의 적극적인 지원 약속에 보존회 측이 이전하지 않기로 하면서 ‘국가무형유산’ 동해안별신굿이 부산을 떠나는 일은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진작에 지역 문화유산 관리에 관심을 두었다면 이런 논란이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뭐든지 있을 때 잘해야 하는 법이다.
이진규 편집국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