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디자인진흥원은 지난달 ‘2025시민공감디자인단 발대식’과 함께 ‘함께해요 디자인’ 캠페인을 시작했다. 그간 부산시민이 체감하는 공공서비스모델 디자인을 시작해온 ‘부산시민공감디자인단’이 16개 구군의 생활권으로 확산되고, 시민의 일상에서 디자인을 요구하고 활용하는 단계로 발전시키기 위함이다. 앞으로 시민행복디자인은 시민주도의 디자인 커뮤니티와 부산디자이너들에 의해 멈추지 않고 수요자 중심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갖고 싶고, 사용하고 싶고, 살아보고 싶게 하는 등 디자인은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경험할 거리를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중요한 분야다. 그러므로 고객이나 시민의 속마음을 알아야, 그동안 참고 있거나 표현하지 못한 요구를 발견할 수 있다. 시민이 불편함을 찾고 이를 개선하려는 역량과 체계를 갖출 때 비로소, 시민을 위한 디자인이 시작된다. 이런 노력들은 선진국 국민이나 시민을 위한 혁신체계로 발전하고 있다. 영국 런던시의 경우 2012년 ‘Talk London’이라는 시민참여모델을 도입했다. 시민이 런던시의 공공환경 공공서비스 등 주요 정책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의사결정에 참여하며, 시민 맞춤형 정책을 발굴하기 위해 도입된 모델이다. ‘Talk London’의 슬로건은 ‘당신의 도시, 당신의 의견’이다. 이러한 정책개발 및 발굴 모델은 시민이 주관해 운영되는 커뮤니티의 형성과 디지털기술 기반으로 온라인 커뮤니티를 지원하며 진행됐고, 코로나19 시민참여 대응, 도시개선 캠페인 등의 정책들에 참여하며 지속적으로 발전했다. 런던시는 도시성장전략으로 2017년 ‘디자인을 통한 좋은 성장’을 디자인정책 슬로건으로 발표했다.
같은 해 런던소속 32개 자치구 중 하나인 바킹과 대거넘(Barking & Dagenham) 자치구는 모든 시민이 참여하는 ‘에브리원 에브리데이(Every One Every Day)’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수천 명의 시민이 일상생활과 정주환경을 더 나은 것으로 만들기 위해 자원을 공유하고, 가족과 여가활동을 늘리고, 공동체 식사를 도입하는 등 공동의 가치를 창출하며, 정주환경을 개선하는 워크숍과 수백 가지의 프로젝트를 만들고 실행했다. 지역의 디자이너는 진행자 역할을 담당하며 실행모델을 디자인했다. 부산에서 시작하는 ‘함께해요 디자인’ 캠페인은 시민의 속마음을 알고, 필요한 요구를 발견하는 체계와 시민 스스로 불편함을 찾고 디자인을 활용하는 역량을 높이는 과정이다. 시민이 하루에 이용하고 경험하는 공공서비스는 셀 수 없이 많다. 그리고 개인의 형편에 따라 다양한 공공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 공공서비스의 품질이나 효과에 대한 다양한 시민의 평가와 생각은, 시민의 마음 속에 쌓여 장기적으로 사회와 공공시스템, 정책에 대한 신뢰나 지지와 관련된 의식으로 연결된다. 반면 공공서비스 이용의 불편함이 반복돼 익숙해지면, 이를 당연한 일상의 경험으로 받아들여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 공공서비스를 공급하는 시 정부나 조직, 담당자의 투명성과 공평성은 존재할 수 있지만 시민의 만족이나 행복, 시의 책임은 사라질 수 있다. 아마도 공공서비스 전달 단계에서 각 부서가 맡은 역할에는 문제가 없더라도 시민이 체감하는 최종 서비스품질의 만족은 보장하기 어렵게 된다. 2014년부터 영국 정부가 도입한 디자인주도의 ‘정책연구소’ 모델은 국민과 시민 중심 정책모델 디자인을 위해 시민과 다양한 전문가, 공무원 간의 협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며 다양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함께해요 디자인’ 캠페인으로 시민이 주도해 바꾸는 디자인의 작은 변화가 시민의 삶과 부산시의 지속 가능한 발전으로 연결되고 확산돼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주거 문화·여가 이동 안전 등 공공서비스 전반에서 시민이 개선하거나 발전할 수 있는 과제와 아이디어를 발굴하며 부산공공서비스 디자인 과제를 모으고 논의하는 커뮤니티와 관련 전문기관들과의 거버넌스를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동안 부산시와 함께 추진한 시민체감 공공·서비스 디자인 사례를 시민과 공유하고 시민의 디자인 활용 인식을 높이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때 부산시민에게 꼭 필요한 디자인 활용기반을 준비할 수 있다. 또한 부산시와 함께 준비하고 있는 시민참여 공공디자인 진단시스템은 시민생활 속에서 체감하는 공공서비스 현황을 파악하고 시민 맞춤형 공공디자인 과제를 발굴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함께해요 디자인’ 캠페인과 시민참여 공공디자인 진단시스템은 다양한 분야에서 셀 수 없이 많은 공공서비스를 계속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2014년부터 영국 정부가 도입해 성공하고 있는 ‘정책연구소’ 모델처럼 부산은 공공서비스 혁신을 위한 디자인 주도의 시민중심 정책개발과 실증 모델을 시민과 함께 만들고 주도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