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첫 클래식 전용홀로 관심과 기대를 모은 부산콘서트홀(부산진구 연지동)이 드디어 문을 열었다. 지난달 20일 개관식을 열고 21~28일 개관 페스티벌을 성공리에 마무리한 부산콘서트홀은 이번 달부터 다양한 기획 및 대관 공연을 소화하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부산콘서트홀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그동안 부산에서 볼 수 없었던 아름다운 공연장, 세계적인 명성의 정명훈 지휘자와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볼 수 있는 무대, 연주자의 작은 소리까지 전하는 음향…. 대공연장(콘서트홀) 이형벽돌 마감재로 인한 음향은 호불호가 있지만, 보통 콘서트홀의 소리가 자리 잡기까지 1년 정도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제부터 음향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을 파악하고 조절하며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콘서트홀의 개관을 옆에서 지켜보며 크게 세 가지 생각이 들었다. 먼저 자부심이 느껴졌다. 이제 부산에도 수준 높은 클래식 공연장이 생겼고, 유명 연주자의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보고 싶은 공연을 찾아 일부러 서울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특히 젊은 관객이 북적이는 클래식 공연장이 생긴 것이 고무적이었다. 공연이 열리는 날이면 부산콘서트홀 앞은 친구, 연인과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는 젊은 관객들이 눈에 띈다. 온라인 예매로 티켓을 판매하다 보니 비교적 유리한 젊은 관객이 티켓을 많이 구매한 영향이다. MZ 관객이 북적이는 클래식 공연장이 생기다니. 부산 문화계에 활기가 도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개관 페스티벌에서 부산의 클래식 수준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개관식 공연 당시 관객들의 비매너 행동이 도마에 오른 것이 대표적이다. 부산시가 지역 유력 인사들과 시민을 초청한 개관식 공연에서 관객 일부가 휴대전화로 공연 장면을 촬영하다 제지당했고, 곡이 완전히 끝나지도 않았는데 중간중간 박수를 치는 바람에 공연의 몰입도를 해쳤다. 베토벤의 오페라 ‘피델리오’의 부진 역시 우려가 현실이 된 지점이었다. 정명훈 지휘자가 이끄는 베토벤의 유일한 오페라 공연은 수준 높은 무대에도 불구하고 매진되지 않았다. 아직은 인지도가 낮은 고가의 공연에는 티켓 구매가 인색하다는 점에서, 부산 관객에게 오페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익숙하게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콘서트홀 개관은 ‘클래식 도시 부산’에 대한 기대도 안겼다. 무료이긴 했지만 소프라노 조수미가 출연한 파크콘서트에 3만 명 넘는 관객이 몰렸고, 조성진의 공연은 티켓 오픈 30초 만에 매진됐으며, 잘 알려지지 않은 오르간 연주자의 공연까지 ‘매진 행렬’이 이어진 것까지 부산이 클래식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이처럼 부산콘서트홀 개관을 계기로 클래식 공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이제부터 부산의 클래식 시장을 키우기 위해 각계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시를 비롯해 클래식부산과 (재)부산문화회관, 각 구 문예회관, 음악인과 음악단체까지 함께 클래식 관객을 늘리는 데 힘써야 한다. 수준 높은 공연부터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무대까지 레퍼토리를 다양하게 늘리고, 각 공연장마다 차별화된 전략으로 관객을 끌어 모아야 한다. 클래식에 관심 없는 이들을 공연장으로 끌어들이며, 지속적으로 무대에 오를 인재도 키워야 한다. 누가 주도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머리를 맞대 방법을 찾고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부산콘서트홀, 나아가 부산오페라하우스를 향한 시민의 염원에 부응하는 방법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달 21일 부산콘서트홀을 방문한 라 스칼라(이탈리아)의 포르투나토 오르톰비나 극장장의 부산오페라하우스에 대한 조언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라 스칼라에선 6살부터 오페라를 볼 수 있고, 교사들에게 오페라 공연 보는 방법을 교육합니다. 시민 모두가 오페라 극장을 자신의 것으로 여기는 것, 그런 인식과 토대부터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김현주 문화라이프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