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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생기 치솟는 김종직 생가와 종택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 소장

  •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 소장
  •  |   입력 : 2025-07-13 19:02:52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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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밀양시 부북면에 점필재 김종직(金宗直·1431~1492)의 생가인 추원재(追遠齋)가 있다. 1389년 김종직의 부친인 김숙자가 지었으며, 1810년 김종직을 따르던 후손들과 선비들이 낡은 건물을 중수·개조해 생가 이름을 ‘추원재’라 명명하고, 당호를 ‘전심당’이라 하였다. ‘추원’은 ‘조상의 덕을 추모한다’는 의미이며, ‘전심’은 ‘도학(성리학의 별칭)의 정신을 전하였음’이라는 뜻이 담겨있다. 김종직은 조선 초기의 문신이자 성리학자로 추원재에서 태어나고 생을 마감했다.
추원재.
그가 세상을 떠나고 6년 뒤(1498·연산군 4년)에 발생한 무오사화(조선 최초의 사화)로 인해 부관참시(무덤에서 관을 꺼내 시신을 참수하는 형벌)를 당했으나 1507년(중종2)에 벼슬과 시호 등이 복권되고, 1689년(숙종15)에 영의정으로 증직되었다. 추원재는 배산임수의 틀을 갖추고 있어 서북쪽에서 불어오는 차디찬 바람과 황사 및 미세먼지를 주산(뒷산)이 잘 막아주고 있다. 또한 주산의 힘찬 용맥(산줄기)이 내려와 안주했기에 추원재는 생기가 충만하며, 주산과 좌청룡(좌측산), 우백호(우측산), 안산(앞산)이 추원재를 완벽히 감싸줌으로써 생기가 교란되거나 유출되지 않고 항상 추원재에 머물러 있다. 좌청룡과 우백호는 추원재를 감쌀 뿐만 아니라 서로 가까이 있어 틈새가 좁다. 이러한 틈새를 기가 빠져나가는 수구(水口)라 하는데, 수구는 좁을수록 생기의 누설을 더 많이 막을 수 있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로 ‘택리지’를 저술한 이중환은 그의 저서에서 “수구는 작은 배 한 척이 드나들 정도면 족하다”고 할 정도로 수구의 폭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추원재로 도달하기 전의 길목에 있는 수령 240년의 노거수(나이가 많고 커다란 나무)인 느티나무는 회화나무와 함께 성리학의 상징으로 여겨져 전국의 서원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다. 이곳의 느티나무는 마을을 수호하는 당산나무이자 마을 밖으로 생기가 빠져나가지 않게끔 수구를 좁히기 위한 ‘수구막이’ 역할을 하는 신령스러운 나무다. 1423년부터 40여 년 동안 김종직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추원재에서 태어났으며, 그 가운데 문과 급제자가 4명, 생원과 진사 급제자가 8명이 배출됐다. 추원재는 특히 대청에서 생기가 강하게 솟구친다.

경북 고령군 쌍림면 개실마을에 선산김씨 김종직 점필재종택과 그를 기리는 재실인 도연재가 있다. 종택은 산을 뒤에 두고, 소하천을 앞에 둔 배산임수라는 틀을 갖추었다. 주산인 화개산의 용맥이 종택으로 내려와 멈추면서 자리를 잡았고, 앞쪽의 소하천이 둥글게 종택을 감싸며 흐르고 있다. 풍수는 바람과 물을 중시하는데, 세찬 바람을 직접 맞게 되면 생기가 흐트러지므로 장풍(藏風·바람을 순화시킴)이 되어야 하고, 물을 만나야 지기(地氣·땅기운)가 응집되어 혈처(穴處·명당)가 되므로 득수(得水·물을 얻음)가 되어야 한다. 이를 ‘기승풍즉산 계수즉지(氣乘風則散 界水則止·생기는 바람을 맞으면 흩어지고, 물을 만나면 정지한다)’에 빗대어 말한다. 종택의 좌측과 우측 산인 좌청룡과 우백호는 서로 벌어져 있어 너비가 넓지만, 다행히 안산과 소하천이 넓은 틈새를 좁혀줌으로써 생기의 유출을 차단하고 있다. 주산인 화개산은 ‘꽃이 피는 산’이란 뜻이며, 안산인 접무봉은 ‘나비가 춤을 추는 형국의 산’이고, 개실마을의 개실은 ‘꽃이 피는 아름다운 골짜기’라는 의미다. 종택은 꽃의 한가운데 있는 꽃술 부분인 ‘화심(花心)’에 해당한다. 안채는 ‘튼ㅁ자’형으로 생활의 편리성을 고려했으며, 종택은 사랑채의 대청에서 가장 많은 생기가 분출하므로 대청이 ‘화심 중의 화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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