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아파트 고분양가, 그들만의 리그인가

정쾌호 동의대 부동산대학원장

  • 정쾌호 동의대 부동산대학원장
  •  |   입력 : 2025-09-11 18:58:14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의 일부 지역에서는 하이엔드(high-end, 최고품질·최고사양) 브랜드 아파트의 분양가가 3.3㎡당 5000만 원을 넘어서면서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아파트의 분양가는 15억~16억 원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높은 분양가 수준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취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며 받는 급여로 현재 분양 중인 아파트에 서민이 실제 입주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일부 고분양가 아파트는 우수한 입지와 희소성으로 인해 높은 관심을 받으며, 모델하우스 방문조차 사전 신청이 필요하고 청약 경쟁률도 높다. 부동산은 지리적 위치의 고정성, 영속성(불변성), 개별성 등 물리적 특성으로 인해 선호되는 입지는 자연히 한정되어 있으며 이에 따라 수요가 특정 지역으로 집중되어 결국 해당 지역의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처럼 높은 분양가의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는 사람들은 대체로 사업이나 투자를 통해 자산을 축적했거나, 부모 세대로부터 부를 물려받은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고분양가 아파트는 일반 서민에게는 마치 다른 세상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부러움과 함께 허탈감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거주용 부동산은 전 세계적으로 주요 고가 도시들(홍콩 런던 뉴욕 싱가포르 등)에서 매우 높은 가격에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고가 도시는 대체로 주택 공급 부족과 고소득층의 집중이라는 구조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한국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서울·수도권 중심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으며, 부산에서는 해안가를 중심으로 한 동부산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신축 아파트의 고분양가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고가의 분양아파트 당첨자는 계약금만 넣고 6개월 후(광역시 전매제한) 전매해 단기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도 있겠지만, 실수요자는 향후 희소성과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를 축적해온 고소득층일 가능성이 크다.

고가 주택은 가격 자체가 일반 중산층이나 서민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기 때문에 사실상 고소득층 전유물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고소득층의 소득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왜 그들의 소득은 계속 늘고 있나?

프랑스의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에서 부의 불평등 원인으로 경제성장률(g) 보다 자본수익률(r)이 클 때 부의 격차가 커진다고 말한다.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을 크게 웃돌 때는 논리적으로 상속재산이 생산이나 소득보다 더 빠르게 늘어난다고 할 수 있다. 물려받은 재산을 가진 사람은 자본에서 얻는 소득의 일부만 저축해도 전체 경제보다 더 빠른 속도로 자본을 늘릴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거의 필연적으로 상속재산이 노동으로 평생 동안 쌓은 부를 압도할 것이고 자본의 집중도는 극히 높은 수준에 이를 것이다.

따라서 고소득층은 자본주의 인플레이션 경제 속에서 부동산을 안정적이고 매력적인 투자처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자산 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지역에 집중적으로 투자함으로써 자산을 증식시키고 있으며 해당 지역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부동산 가격은 더욱 가속화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반면 서민은 내 집 마련을 위해 생활비를 줄이며 저축하고 대출까지 감수하면서 오랜 기간 준비해야 한다. ‘2022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생애 첫 주택을 마련하는 데까지 평균 7.4년이 걸리며, 서울은 그 기간이 15.2년에 달한다. 고가 주택이 아닌 일반적인 수준의 주택을 마련하는 것조차 긴 시간 경제적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현실이다. 한국 사회에서 내 집 마련은 단순한 거주 공간 확보를 넘어 인생의 중요한 목적이자 목표가 되어버렸다.

주택은 단순한 거주 공간을 넘어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재충전할 수 있는 삶의 터전이며 가족이 함께하는 소중한 보금자리다. 그러나 고가 주택의 지속적인 가격 상승은 서민에게 내 집 마련의 꿈조차 꾸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고가 주택 가격의 과도한 상승을 억제하고 서민들이 꿈꾸는 내 집 마련이 실현 가능하도록 양질의 주택을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 건설사 등 모든 주체가 협력해 서울과 지방 간의 주택 가격 격차를 줄이고, 도시내 균형 잡힌 주거 환경을 조성하는 공동의 노력이 절실하다.

서울·수도권의 30억 원 상당의 1주택에 대한 세제 혜택을 지방의 5억 원 수준 1주택과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 지방의 경우, 주택 수가 아닌 전체 주택의 합산 금액을 기준으로 1주택자에 준하는 세제 기준을 적용하는 등 정부 정책의 이원화가 필요하다.

즉, 지역별 실정에 맞는 맞춤형 정책이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또한 부산시 차원에서는 동부산·서부산 간 부동산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서부산권에 지역 특성을 반영한 양질의 주택 공급이 확대되어야 한다. 더불어 민간 건설사는 주택 공급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3. 3[도청도설] if, 손아섭
  4. 4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5. 5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6. 6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7. 7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8. 8[포토에세이] 가을의 꽃 코스모스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10. 10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1. 1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2. 2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3. 3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4. 4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5. 5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6. 6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7. 7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8. 8이 대통령 "중수청 지휘감독 포기하는건 탄핵사유" 野 "국무회의 참석하면 밀실지휘 없어지나"
  9. 9[뭐라노]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10. 10김여정 "국경선 새 대응수단 임무대기…확성기도 수일 내 가동"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3. 3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4. 4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5. 5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6. 6[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7. 7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8. 8부산건설사·대기업, 상생협력 머리 맞댄다
  9. 9흑백요리사 셰프, 국내산 수산물 해외 홍보 나섰다
  10. 10한은 기준금리 3% 동결…긴축 유지, 속도조절 속 내달 다시 인상 가능성(종합)
  1. 1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2. 2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3. 3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4. 4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6. 6구조하다 놓친 익수자 숨진 채 발견
  7. 7취임하자마자…도시철 파업 막기 숙제
  8. 8특검팀, 마산합포구선관위 등 투표자수 허위 입력 6곳 추가 확인
  9. 9부산 다문화 고교생 5년새 2배…정작 한국어학급 ‘0’
  10. 10부산청년 취업 등 여전히 팍팍하네 “맞춤형 정보 절실”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5. 5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6. 6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7. 7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8. 8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9. 9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10. 10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if, 손아섭
교육이라는 희망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기초의회 의정비 증액, 합리적 기준이 필요하다
특별감찰관 부활, 임명보다 실질적 감찰이 중요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이불 킥’의 순간에 도움 될 심리학 지식 한 스푼
문화예술의 시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