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운전자들에게 휴게소는 ‘오아시스 같은 공간’이다. 생리 현상을 해결할 수 있고 출출한 배를 채울 간식도 여러 가지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휴게소끼리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음식 질도 웬만한 수준을 유지한다. 특히 인터넷 등에 어떤 식당의 밥맛이 좋다는 내용이라도 올라오면 조금 과장을 보태 문전성시를 이룬다. 휴게소 음식점 순위를 매기는 글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는 것이 세상 이치. 위생 관리를 제대로 못 하는 음식점이 종종 나타난다.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최근 5년간 휴게소 내 식당·카페에서 식품위생법 위반 사항이 20건 적발됐다. 세부적으로는 음식에 이물질이 들어 있는 사례가 9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식품 취급 위반 4건, 수질검사 부적합 2건, 종사자 위생모 미착용 2건, 조리장 내 위생 불량 1건 등으로 집계됐다.
무엇보다 먹거리에서 나온 이물질의 정체를 자세히 알아보면 좀 충격적이다. 라면에 죽은 파리가 섞여 있는가 하면 우동에는 귀뚜라미가 마치 고명인 것처럼 숨어 있었다. 아울러 공깃밥에서 약봉지가 발견됐고, 배추를 묶을 때 썼던 노끈이 잠긴 국밥이 손님에게 제공되기도 했다. 업소 측에서는 실수를 인정하고 즉각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휴게소는 관리·감독 기관으로부터 시정 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일부에서 고의는 아닐지라도 업소가 안일한 자세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쏟아낸다. 휴게소 음식점 이용객은 동네 주변 맛집을 늘 찾는 단골과 달리 어쩌다 들르는 경우가 많다. 다시 온다는 보장도 없다. 따라서 식당 측이 대충 음식을 제공해도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수시 및 불시 점검을 통해 경영자들이 경각심을 갖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곧 아주 긴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예년보다 더 많은 사람이 고속도로를 이용해 고향을 찾거나 여행을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휴식을 취하고 허기진 배를 달래려 휴게소를 들를 것이 분명하다. 철저한 위생 관리로 방문객이 안심하고 머물다 떠날 수 있도록 하는 일은 휴게소 음식점의 존재 이유이다. 불결한 음식을 마주하게 되면 남은 긴 여정은 짜증스러울 수밖에 없다. 음식 수준에 위생을 보탠 휴게소 맛집 순위가 나올 법하다.
염창현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