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역사에서 여성이 황제 지위에 오른 이는 세 명이다. 여태후 측천무후 서태후다. 여태후는 한나라 고조 부인으로 성명은 여치. 고조 후궁인 척부인을 잔인하게 죽인 것으로 유명하다. 개국공신 한신과 팽월을 반역 혐의로 몰아 처형했다. 고조 동생 유여와 조카 유비도 위협 세력으로 간주해 제거했다. 화려한 궁궐을 짓고 사치스런 생활을 누렸다. 금과 옥으로 장식된 의복을 즐겨 입었다고 한다. 사마천은 그를 황제 영역인 ‘사기’ 본기에 다뤘다.
당나라 고종의 왕황후를 몰아내고 황후가 된 측천무후는 자기 아들을 황제로 세워 절대권력을 휘둘렀다. 심지어 나라를 세워 스스로 황제에 올랐다. 뛰어난 정치력으로 당나라 전성기를 이끌었지만 권력 찬탈은 오명으로 남았다. 청나라 제9대 황제 함풍제 황후이자 제10대 동치제 어머니인 서태후는 실질적인 중국의 마지막 황제였다. 청나라가 외세 침략으로 무너져가는 상황에서 국방비를 빼돌려 사치를 부렸다. 식탐이 강해 한 끼에 100가지가 넘는 음식을 차렸다고 한다. 옷이 3000여 벌에 달했으며 비싼 화장품에 돈을 많이 썼다. 늘 비취와 진주로 장식된 장신구를 착용했다. 청나라 연간 예산의 30%를 환갑잔치에 쓰기도 했다. 서태후 실정 때문에 청나라가 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남미에서는 페루 오얀타 우말라 전 대통령 부인 나디네 에레디아 여사가 남편과 함께 건설사로부터 거액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형이 선고된 후 그는 브라질로 망명해 형 집행을 면했다. 말레이시아 제6대 총리 나집 라작과 그의 아내 로스마 만소르 여사는 각종 부패 혐의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다. 대만 천수이벤 전 총통 부인 우수전 여사는 재임 시절 사기와 돈 세탁 등 혐의로 징역 20년 형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와 김 여사는 특검 조사를 받았다. 김 여사만 유일하게 기소됐다. 그는 24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헌정사상 법정에 선 유일한 전 영부인이다. 가슴에 수용번호 ‘4398’이 적힌 배지를 달았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개입하고 통일교 인사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영부인 때 남편(V1)보다 앞선 ‘V0’로 불렸다고 한다. 인사 비리가 잇달아 터진 배경이다. 권불십년(權不十年)이고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다.
최현진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