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확인된 해양수산생물 기록종은 1만6216종에 이른다. 국립수산과학원과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최근 발간한 ‘2025 해양수산생명자원 통계자료집’에 따르면 이 가운데 1만345종(63.8%)이 책임기관이나 기탁등록보존기관을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그러나 단순하게 수치를 비교하면서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문제는 활용 속도가 보호와 복원 노력보다 빠르다는 점이다. 최근 5년간 해양수산생명자원 분양 실적은 2299건이다. 2024년 한 해만 543건이 분양되는 등 연구소·기업체의 활용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전체 연구소와 기업체의 분양 요청이 전년 대비 약 17% 증가한 수치다. 식품 미용 의약 등 기능성 바이오 소재 개발의 핵심 원천자원으로 해양생물의 가치가 커지면서 산업적 활용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금강에서 사라진 어름치를 복원하고, 국내에서 절멸한 종어의 인공종자 생산 기술을 개발하는 등 멸종위기 어류 29종을 비롯해 총 282종의 복원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멸종위기종은 총 282종이며 어류는 29종이다. 어름치는 한강이나 금강에서 서식했으나 금강에서는 1980년대 절멸했다. 종어는 조선시대 임금에게 진상한 어류이나 1970년대 후반 사라졌다.
전체 해양수산생물 다양성을 지키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2023년 해양수산부 조사에 따르면 우리 연근해 어류의 20%가량이 개체수가 급감한 ‘취약’ 단계로 평가됐다. 해양생물 다양성이 높은 지역일수록 기후변화 충격을 견디는 회복력이 강하다는 점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과 유엔환경계획(UNEP) 자료가 뒷받침한다. 국내 해양 생태계 역시 연안 개발, 해양 오염, 수온 상승으로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다양한 종이 어우러져야 생태계가 균형을 유지하고, 탄소 흡수원 기능도 강화된다.
해양수산생명자원을 단순히 산업적 자원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서식지 복원과 보호구역 확대를 통해 ‘종의 수를 늘리고 균형을 유지’하는 적극적 다양성 증진 정책이 절실하다. 멸종위기종 복원, 해양보호구역 확대, 외래종 관리, 기후변화 대응을 종합적으로 추진해야 우리 바다는 미래 세대에게 건강한 모습으로 남을 수 있다. 지금의 풍부한 기록종 수치는 출발점일 뿐이다. 해양생물 다양성 증진은 단순한 보전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과 지속가능한 경제를 떠받칠 핵심 인프라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장호정 해양수산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