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한민국은 말 그대로 부동산과의 전쟁 중이다. 땅값은 천정부지로 상승하고 건설비는 각종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해마다 올라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분양가는 신고가를 경신 중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역세권의 개발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추진하고 있다. 이 법률에 따라 부산에서도 부산형 역세권 사업에 대한 기준을 만들어 추진 중이다. 하지만 20m 이상의 대로변에 접한 대지 요건과 사업 참여에 따른 기부채납 등 그 세부기준이 지역 주민에게는 사업의 실효성에 의문이 들게 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2월 정부는 ‘도심 복합개발 지원에 관한 법률’을 추가로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이 법은 인프라가 우수한 도시지역 내에 혁신지구 등을 지정해 도시공간을 복합적이고 혁신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도시 경쟁력을 제고하고 주거 안정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도심복합개발법의 제정은 역세권 또는 인프라가 우수한 이면도로나 간선 도로 인근에 중·소규모에 해당하는 양질의 주택을 적정가에 공급하고 그에 따른 공공기반시설이나 공공주택 등을 기부채납하도록 한다.
날이 갈수록 뛰는 분양가와 달리 공공분양이나 공공임대 등을 통해 적정 분양가로 분양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고 사회적으로 공공기여까지 가능하도록 제정된 이 법이 제대로 활용될 수 있는 기반이 이미 마련된 것이다.
또한 굳이 지가가 비싼 상업지역이나 대로변에 접하지 않아도 그 인근에 비교적 지가가 낮은 지역을 중점적이고 혁신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그 이익의 일부는 공익적으로 지역민이 공유할 수 있고 주택의 질적 내용까지 우수하다고 평가받는다. 특히 사업에 걸리는 전체 시간도 타 법령에 비해 우수하다 보니 도심 복합개발사업이야말로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도심지내 난개발을 타개할 수 있는 대안 중에 최대의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그동안 위치는 우수하지만 개발이 어려웠던 이면도로에 접해 있는 지역의 주민에게는 반가운 법이자 단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부산시는 상위법은 만들어져 있지만 그에 따른 하위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이 법을 활용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경기도는 지난 7월 18일에 조례를 제정해 입안 대상지에 대한 도로 기준 등을 주택법에 준한 기준 등으로 현실에 맞게 명시해 놓음으로써 이 법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부산시는 이 법에 따른 하위조례는 지난 7월 9일에 제정했으나 그에 따르는 지구단위계획 지침은 지난 6월 18일 이후 개정되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주민입안 제안서 등을 작성할 수가 없어 좋은 법이 만들어졌음에도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부산은 타 지역에 비해 산지가 많다. 최근 24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금정산은 금정구 동래구 북구와 양산에 걸쳐 있으며, 장산은 해운대구와 기장군, 황령산은 남구 수영구 연제구 등, 백양산은 부산진구와 사상구 북구 등에 펼쳐져 있다. 부산 어디에서나 산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도시 전체가 산에 둘러싸여 있는 형태다.
천혜의 자연환경에 둘러싸여 환경적으로는 최적지로 평가받지만 주거 측면에서 생각해 보면 입지여건이 좋은 곳이 상대적으로 적어 단점으로 작용한다. 그런 가운데 이미 개발이 완료된 대로변은 높은 지가 등으로 추가 개발이 어렵다. 그러다 보니 낡은 도심의 이미지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대로변에 접한 이면도로를 다시금 돌아볼 때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옛말이 있다. 이제는 국가가 제정한 여러 법들이 각 지역에서 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지자체들이 하위 법령을 신속하게 제정해야 한다. 낡은 도심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왔음에도 오히려 적극적으로 지침을 마련해야 할 담당 공무원의 무관심으로 지역 개발이 멈춰서야 되겠는가. 주어진 기회만 잘 살려도 박형준 시장이 강조하는 ‘살고 싶은 부산’을 부산시민에게 강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해 300만 명에 육박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부산의 진면목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