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CEO 칼럼] AI 시대와 새로운 기업가치 평가

구글, M&A로 확장 가속…소극적 삼전은 성과 한계

한미 시장평가 신뢰 달라…데이터·기술이 가치 높여

이병승 SAB코퍼레이션 대표이사·루마니아 명예영사

  • 이병승 SAB코퍼레이션 대표이사·루마니아 명예영사
  •  |   입력 : 2025-12-09 18:35:23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최근 공시에 따르면, 워렌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가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Alphabet Inc.) 주식을 신규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술 기업에 대해 보수적 접근을 유지해 온 버크셔의 투자 결정은 단순한 포지션 변경을 넘어, 시장 구조와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관점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20년 전만 해도 구글의 시가총액은 삼성전자와 비슷한 1000억 달러 수준이었다. 그러나 현재 알파벳의 시가총액이 3조 달러를 넘어선 반면, 삼성전자는 4000억~5000억 달러에 머물러 있다. 이 격차는 단순한 사업 구조의 차이나 외부 환경 요인만으로는 설명되기 어렵다. 그간 두 기업이 선택해 온 성장 방식의 차이가 누적된 결과다. 구글은 지난 20년간 약 260개 기업을 인수하며 미래 산업의 기반을 외부에서 적극 흡수했다. 유튜브(YouTube)·안드로이드(Android Inc.)·딥마인드(DeepMind) 등 현재 핵심 사업은 이런 M&A를 통해 확보된 기술과 인재, 데이터가 그 바탕이다. 구글은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기업가치를 높여 왔고, 확보한 자본을 공격적으로 재투자하며 외부적 성장에 필요한 생태계를 빠른 속도로 확장해 왔다. 반면 삼성전자의 같은 기간 M&A 건수는 약 30개에 그친다. 대부분이 기존 제조업 기반을 강화하는 수직계열화 성격에 가까웠고, 플랫폼 확대나 생태계 전환을 노린 대형 M&A는 거의 없었다. 내부적 성장 전략은 안정적일 수 있지만, 변화가 빠른 디지털 시대에는 시간과 기회비용 측면에서 구조적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양 사의 전략적 선택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뚜렷한 차이를 드러낸다. 외부 성장 전략을 과감히 채택한 기업은 미래 산업에 더 빠르게 진입할 수 있고, 성장 속도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기업가치를 기반으로 한 자본 투입은 더 많은 혁신을 낳고, 그 혁신은 다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선순환을 만든다. 반대로 M&A에 소극적인 기업은 자체 영업력·마케팅·제품력·신규 고객 확보 등을 통한 내부적 성장에만 의존하고, 동일한 결과를 얻기 위해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한다.

삼성전자와 구글이 전혀 다른 성장 전략을 택한 이유는 뭘까? 필자는 그 결정적 배경이 두 나라의 기업가치 평가와 신뢰 방식에 근본적 차이가 있다고 본다. 미국은 기업 정보가 비교적 투명하게 공개되고, 시장이 평가한 기업가치가 곧바로 자금 조달과 M&A로 연결되는 구조가 자리 잡혀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기업이 높은 평가를 받을 수록 필요한 회사를 과감하게 인수해 성장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 천문학적 인수 자금을 단순히 영업이익으로 충당하려 했다면 수년에서 수십 년이 걸렸을 것이다.

반면 한국은 기업 정보의 투명성과 공시 품질이 기업마다 차이가 크고, 기업가치가 시장에서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정보가 불완전하면 투자자는 자연스럽게 ‘할인’을 적용하게 되고, 이는 인수합병 과정에서 기업의 가격 협상력을 약화시킨다. 실제로 한국 기업의 평균 PBR(주가순자산비율)은 오랫동안 1배 미만에 머물러 왔다. 이는 기업의 시장가치가 장부가치보다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뜻이며, 이러한 저평가 현상 역시 한국 시장이 지닌 구조적 요인의 결과다. 기업가치가 낮게 책정되면 매각 기업은 제값을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매각을 주저하게 되고, 인수 기업 또한 실제 가치에 대한 확신을 가지기 어려워 결국 M&A 자체가 활발해지기 어렵다.

신뢰할 수 있는 기업 가치는 단순히 ‘얼마 짜리 회사인가’를 넘어, 기업이 얼마나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투명하고 일관된 기준으로 평가된 기업가치는 M&A 환경에서 매각 기업에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프리미엄으로 환산해 정당한 가격을 보장해 준다. 매수 기업에는 시행 착오와 그에 따른 시간·비용을 크게 줄여 주는 효율적 확장 수단이 된다. 결국 이러한 구조는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에 실질적 이익을 제공하는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2017년 연례총회에서 워렌 버핏은 구글의 투자를 유보했고, 그 사이 알파벳의 가치는 M&A 등을 통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후 그는 자신이 결정적인 투자 기회를 놓치는 실수를 범했다고 인정했다. 이는 기업가치가 더 이상 재무지표만으로 설명될 수 없으며, AI 시대에는 데이터·기술·생태계와 이를 둘러싼 시장 신뢰 같은 구조적 요소들이 기업가치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런 변화가 이미 대형 M&A 중심의 생태계 재편으로 나타나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비슷한 흐름을 보기 어렵다. 이는 외부적 성장 전략이 한국 기업의 기본 전략으로 자리 잡지 못했음을 의미하며, 이제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시장을 주도하느냐, 아니면 도태되느냐’의 갈림길의 결정타가 되고 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속보] 김정은, 중대장대회 지도.. "군사 혁명 다그치자는 것"
  2. 2부산·울산·경남 흐리고 비…모레까지 최대 120㎜ 이상
  3. 3고리 3·4호기 '계속운전 허가' 27일 재심의…승인 여부 촉각
  4. 4면세구역서 주운 담배 반출하다 걸린 직원, 징계 피해 퇴사 후 재입사
  5. 5한전, 사채 한도 19조 초과 위기에 '전기요금 인상론' 재개
  6. 6인천서 노루 사냥 엽총에 밭일하던 80대 부상... "앉아 있어 못 봤다"
  7. 7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7.8원… 전주보다 0.5원 ↓
  8. 8與, ‘혁명가 박정희’ 포럼에 “국힘, 역사 왜곡 정당이냐” 비판
  9. 9[속보] 추미애, ‘예산 전액 삭감’ 경기도 순직 소방관 추모행사 참석
  10. 10국힘 "與 신천지 개입설, 그토록 좋아하는 특검으로 밝히자"
  1. 1[속보] 김정은, 중대장대회 지도.. "군사 혁명 다그치자는 것"
  2. 2與, ‘혁명가 박정희’ 포럼에 “국힘, 역사 왜곡 정당이냐” 비판
  3. 3국힘 "與 신천지 개입설, 그토록 좋아하는 특검으로 밝히자"
  4. 4[속보] 국정원 "김정은 사망설 허위" 국회 정보위에 보고
  5. 5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6. 6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7. 7이 대통령, 최길수 특별감찰관 임명
  8. 8李대통령 지지율 소폭 상승해 40% 회복…부정평가는 50%
  9. 9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10. 10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1. 1고리 3·4호기 '계속운전 허가' 27일 재심의…승인 여부 촉각
  2. 2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7.8원… 전주보다 0.5원 ↓
  3. 3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4. 4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5. 5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6. 6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7. 7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8. 8[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9. 9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10. 10"해양 위협하는 발전소 온배수, 5년간 바다에 3700억t 배출"
  1. 1부산·울산·경남 흐리고 비…모레까지 최대 120㎜ 이상
  2. 2면세구역서 주운 담배 반출하다 걸린 직원, 징계 피해 퇴사 후 재입사
  3. 3한전, 사채 한도 19조 초과 위기에 '전기요금 인상론' 재개
  4. 4인천서 노루 사냥 엽총에 밭일하던 80대 부상... "앉아 있어 못 봤다"
  5. 5[속보] 추미애, ‘예산 전액 삭감’ 경기도 순직 소방관 추모행사 참석
  6. 6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7. 7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8. 8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9. 9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10. 10부캉이 머물던 북항서 기름 유출…8시간째 모습 안 보여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성폭행 의혹 제기’ 초교후배…기성용에 1억 배상해야
  5. 5‘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6. 6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7. 7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8. 8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9. 9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10. 10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if, 손아섭
교육이라는 희망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기초의회 의정비 증액, 합리적 기준이 필요하다
특별감찰관 부활, 임명보다 실질적 감찰이 중요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이불 킥’의 순간에 도움 될 심리학 지식 한 스푼
문화예술의 시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