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을 앞두고 기사가 쏟아진다. 1일엔 국가유산청이 공연 당일 경복궁을 닫는다고 밝혔다. 안전 관리 대책이다. BTS는 오는 20일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을 내고, 21일 저녁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기념 공연을 한다. 26만 명 인파가 예고된 역사적 공연이다.
멤버들의 병역 문제를 해결하고 3년 9개월 만에 내놓는 5집 앨범에 아리랑을 내세운 이유는 이미 공개됐다. 한국적 정체성과 멤버들의 희로애락이다. 리더 RM이 설명했다. BTS는 10년 전 프랑스 K-팝 콘서트에서 ‘아리랑’을 불렀다.
단언컨대, 아리랑을 모르는 한국 사람은 없다. 종류도 많고 사연도 많고 역사도 길다.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으로 등재되고, 2015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아리랑은 한국 문화를 대표하는 노래다. 얼마든지 가사를 변주할 수 있고, 어떤 주제든 녹여낼 수 있는 개방성과 반복적인 선율이 생명력의 바탕이다. 그 아리랑에 큰 변곡점이 있으니 꼭 100년 전 나운규의 ‘아리랑’이 하나이고, 이번에 BTS의 아리랑이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주목된다.
1926년 10월 1일 서울 단성사에서 개봉한 영화 ‘아리랑’은 한국 영화사 대표작이자 한국 리얼리즘 영화 효시로 꼽힌다. 나운규가 각본 쓰고 주연 맡고 감독하며 일제 강점기 민족의 울분을 토로한 이 영화는 영화사적인 가치와 함께 주제가인 아리랑으로 온 국민을 하나로 만들었다. 나운규의 고향은 함경북도 회령. 부산에서 동해안을 따라 1192㎞ 이어지는 국도 7호선 종착지인 온성 옆이다. 3·1운동에 참가했다가 독립군으로 활동하던 나운규가 옥고를 치른 뒤 정착한 도시가 부산이다. 1924년 최초의 영화사인 조선키네마주식회사 연구생으로 입사하며 영화인으로 변신했다. 이 경험이 서울의 조선키네마프로덕션 두 번째 영화 ‘아리랑’으로 이어진 셈이다. 이때 그의 나이 25세였다.
“그 ‘아리랑’을 촬영할 때 내 자신은 전신이 열에 끓어오르던 것을 기억합니다. (…) ‘아리랑고개’, 이는 우리의 희망의 고개라 넘자 넘자 그 고개 어서 넘자하는 정신을 거기 담으려고 했습니다.”(‘삼천리’ 1930년 7월 1일) 나운규는 이렇게 아리랑 100년의 획을 그었다.
이제 BTS 차례다. K-컬처를 선도하며 세계 속에 아리랑을 심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21일 공연에 이은 BTS 월드투어 일정 가운데 6월 12, 13일 부산 공연이 있다. 6월 13일은 BTS 데뷔일이다.
정상도 논설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