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오전 7시 5분 김어준 씨가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 ‘겸손은 힘들다’는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정치인이 가장 출연하고 싶어하는 프로그램이다. 생방송 때 동시 시청자 수는 20만~30만 명, 방송 한 편의 누적 조회 수는 200만 회에 달한다. 신문·공중파 뉴스의 영향력을 뛰어 넘는다. 이 유튜브에 나오지 않은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기준 65명에 불과할 정도다. 김민석 국무총리, 강유정 대변인과 행정안전부 장관 등도 출연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 곽상언 민주당 의원이 65명 중 한 명이라며 “저는 유튜브 권력에 머리를 조아리며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 말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지난해 7월 대통령실이 딴지일보 등 유튜브 기반 매체를 청와대 출입 기자단에 정식 등록해 뒷말이 나왔다. 공개 절차나 기존 기자단과의 협의가 없었기 때문이다. 딴지일보는 김 씨가 소유한 인터넷신문이다. 그는 여론조사 회사 ‘꽃’도 운영한다. 김 씨가 여권의 여론 형성을 주도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꽃’은 지난 1월 김 총리가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으나 김 총리를 서울시장 후보군에 넣어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김 씨는 “조사기관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밝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 대통령이 순방 출국길에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악수하는 장면을 KTV가 고의로 누락한 것이 아니냐고 주장한 것도 김 씨다. 부랴부랴 정 대표 측근인 최민희 의원이 누락 배경을 조사해 대책을 세우겠다고 했을 정도다. ‘민주당 ’상왕이라 불릴만하다.
지난 10일 김 씨 유튜브에 나온 한 패널이 “이재명 대통령 최측근인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 검사 다수에게 ‘이 대통령 공소취소해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메시지를 받은 검찰은 “이재명 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 구나”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소취소를 검찰의 보완수사권 존치와 주고받으려 했다는 게 요지다. 고위관계자로 지목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전면적으로 이를 부인했다. 정청래 대표는 12일 “당에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특검을 요구하며 파상 공세에 나서고 있다.
얼마 전 민주당 의원 105명이 참가한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모임까지 출범된 상태다. 민주당 차원에서 명쾌하게 의혹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불신이 커질 뿐이다.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속담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이은정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