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보도에 따르면 국립수산과학원 아열대수산연구센터는 고등어 이동경로를 알아보려고 2013년 7월과 12월, 2차례에 걸쳐 1400마리에 표지를 부착해 방류한 결과 2마리를 이듬해 봄 대마도 인근에서 조업한 선망어선이 어획했다고 한다.
바다에서 물고기 전체 모집단 개체수를 세기 어려울 때 일부를 잡아 표본으로 삼은 다음 모두 표지를 달아 방류한 뒤 다시 포획하여 표지된 개체 비율로 전체 개체수를 추정하는 방법을 ‘표지재포법’이라고 하는데, 1896년 덴마크 수산학자 요하네스 페테르센이 고안한 고전적인 방법이다.
이 방법으로 고등어 전체 현존량도 추정할 수 있는데, 초등학교 4학년 산수 수준이면 이해할 수 있다. 표지를 붙여 방류한 표본 1400마리를 ‘M’, 이 중 다음 해에 다시 잡힌 2마리를 ‘R’이라고 하면, 표본이 다시 잡힌 재포율은 ‘R/M=2/1,400=0.14%’이다. 모집단 전체 현존량을 ‘N’, 이 중에서 우리 어선들이 잡은 연간 어획량을 ‘C’라 하면, 이 모집단 ‘연간 어획사망률(F=C/N)’과 ‘표본 연간 어획사망률’, ‘표본 재포율’은 모두 0.14%이다. 이동경로만 생각했지, 재포율이 곧 어획사망률이라는 이 간단한 원리를 수산연구자들이 간과하고 있다.
그러나 2011년 고래연구소가 이 방법으로 포유류 개체수를 추산한 것을 보면, 물고기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3년 우리나라 고등어 연간 어획률은 10만t이었으므로, 북서태평양 전체를 회유하는 고등어 모집단 전체 현존량은 7300만t으로 추정할 수 있다. 2013년 북서태평양에서 한·중·일·러·대만 5개국 합계 고등어 어획량은 약 100만t이었으므로 전체 고등어 연간 어획사망률 추정치는 1.43%이다.
1999년 총허용어획량(TAC) 어업규제를 시작 한 이후 지난 30년 동안 국내 수산연구자들이 어획량 자료만 가지고 추정한 한국 어선 고등어 연간 어획사망률은 10%에서 68%까지로 범위가 넓은데, 이를 2013년 5개국 전체 연간 어획사망률로 변환하면 102%에서 694%가 된다. 연간 어획사망률은 100%를 넘을 수 없기에 이런 국내 추정치들은 상식에 한참 벗어났다. 고등어 개체기반 수치모형 결과를 봐도 한국 고등어 연간 어획사망률은 0.5%를 넘기 어렵다.
개체군이 남획되었다고 판단하려면 연간 어획사망률이 적어도 10% 이상은 돼야 하는데, 표지재포법의 여러 가지 가정들과 큰 불확실성을 감안하더라도 1%도 안되는 연간 어획사망률로 고등어가 남획되었다며 1999년 TAC 대상 어종에 포함시킨 것부터가 어획량 기반 수산자원 평가 결과를 과신한 잘못된 행정이었고, 수산업 소멸을 재촉하는 시발점이 된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수산자원을 보호하겠다면서 지금 시행중인 18개 TAC 대상 어종은 최대지속적 생산량(MSY)이나 지난 3년 연간 평균어획량으로 생물학적 허용량(Acceptable Biological Catch, ABC)을 정해 그 이하만 잡게 한다는 것이다.
이는 어획량 최대치를 평균치 아래로만 두게 하므로 해마다 TAC 할당량이 줄어들어 결국 0으로 수렴할 수 밖에 없다. 가령 고등어 할당량을 지난 3년 평균 어획량 아래로 강제하는 시나리오와 어획량 변동계수로 몬테카를로 모의실험을 해보면, 2026년 기준 할당량은 2038년에는 절반, 2050년에는 20% 수준으로 줄어듦을 보여준다. 다른 대부분 어종들도 2040년대에는 10% 수준 이하로 줄어들어 어업이 불가능해진다.
이렇게 수산자원 생물학적 상태와는 별 관련도 없는 연간어획량으로 정하는 MSY나 ABC는 실제는 경제학적 산술평균에 지나지 않는다. 해양수산부가 그렇게도 TAC를 고집하겠다면, 어획량 자료에만 의존하는 구태에서 벗어나 표지재포법을 비롯한 생태학적 표본 조사로 제대로 된 ABC를 정해 적어도 할당량이 꾸준히 줄어들어 0으로 수렴하는 일은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