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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회 청년주권포럼 출범식 및 좌담회 ‘올공 2030 청년들에게 주권 회복 해결책을 묻다’에 참석해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왼쪽), 북중미 월드컵에서 32강 진출에 실패한 한국축구국가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28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최근 정치권과 스포츠계에서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홍명보 전 축구 국가대표 감독이다. 두 사람은 각각 6·3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패배와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에 대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들을 둘러싼 ‘평행이론’까지 등장하며 화제가 됐다. 공통적으로 지적되는 부분은 위기 상황에서 공격적인 변화와 돌파구를 제시하기보다 방어와 내부 관리에 집중했다는 점이다.
한국 축구의 2026년 북중미 월드컵 도전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표를 남긴 채 조별리그에서 막을 내렸다. 당초 한국은 32강 진출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지난 25일 FIFA 랭킹 61위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무승부만 거뒀다면 조 2위를 확보해 자력 진출이 가능했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선수들이 포진했음에도 조별리그 3경기 내내 단조로운 공격과 뚜렷한 색깔 없는 전술을 반복했다는 점에서 감독 책임론이 제기됐다.
남아공전 이후 한국 축구는 다른 조의 복잡한 경우의 수를 따지다 최종 탈락했다. 이로써 홍 감독은 월드컵 본선에서 두 차례나 대표팀을 지휘하고도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사령탑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2024년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공정성 논란 및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결과와 맞물려 홍 감독에게 더 큰 치명타가 되었다. 일반적으로 월드컵에서 실패한 감독에게 다시 지휘봉을 맡기지 않음에도 무리하게 선임을 강행한 대가를 치른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축구 국가대표팀과 국민의힘 상황이 묘하게 닮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책임을 요구받는 지도자가 기존 방식을 쉽게 바꾸지 않고 변화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홍 감독은 전문가들과 축구팬들이 전술 변화를 요구하는 상황에서도 자신이 익숙한 ‘스리백’ 시스템을 유지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선제 실점 이후에도 과감한 전술 변화보다 후방에서 공을 돌리는 안정적인 운영에 치중하면서 팬들의 답답함을 키웠다.
장 대표 역시 지방선거 패배 이후 거취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7일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초·재선 의원부터 중진까지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장 대표는 건강 문제로 입원한 뒤 엿새 만에 당무에 복귀했다. 이후 내부 단속과 징계 검토 카드를 꺼내 들었다. 특히 장 대표는 지난 26일 무소속 한동훈 의원의 선거를 도왔던 김용태 김재섭 우재준 의원 등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판했고, 징계 요청서가 접수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당심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장 대표가 지방선거 패배 이후 꺼내든 카드가 쇄신과 반성보다 당내 단속과 징계 검토에 무게가 실렸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선제 실점 이후에도 전술 변화 없이 수비적인 운영을 반복했던 홍명보호의 행보와 닮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장 대표와 홍 감독은 각각 법조인과 축구선수로 치열한 경쟁을 거치며 성공 경험을 쌓아온 엘리트들이다. 이러한 이력은 강한 자신감과 추진력의 원동력이 될 수 있지만, 때로는 자신의 판단을 쉽게 수정하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자신의 선택이 옳다는 확신이 지나치면 타인의 비판과 조언을 받아들이기 어려워지고, 실수를 인정하는 데에도 부담을 느낄 수 있다.
홍 감독은 결국 월드컵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많은 축구팬들은 이번 월드컵 졸전 이후에도 홍 감독이 다음 아시안컵을 명예회복의 기회로 삼아 국가대표 감독직을 유지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사퇴 과정에서도 진정성 있는 반성과 책임의 메시지가 충분히 전달됐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남았다. 홍 감독은 사퇴 입장문을 읽은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지 않고 회견장을 떠났다. 퇴장 과정에서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은 모습이 공개되면서 비난받았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패 원인을 돌아보고 국민과 팬들에게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는 과정까지 포함한다는 지적이다.
반면 장 대표는 여전히 지도부 유지를 선택하며 쇄신 요구와 마주하고 있다. 정치와 축구는 다른 영역이지만, 위기 상황에서 지도자가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패배 이후 중요한 것은 자리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책임 있는 설명과 변화의 의지를 보여주는 일이다. 때로는 물러날 때를 아는 것이 새로운 도약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장 대표 역시 지금 필요한 해법이 방어와 내부 단속인지, 아니면 국민과 당원의 요구에 답하는 변화인지 깊이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이은정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