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성 장모 씨의 실종신고 허위 종결로 제주 경찰의 치안 시스템 부재가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제주도 관광이 뜻밖의 불똥을 맞고 있다. 가뜩이나 고물가·바가지 요금 논란과 일본 등 대체 관광지 부상 등으로 휘청거리던 제주 관광업계는 치안 불안 프레임과 장기 밀매 등 외국인 범죄조직과 연관된 범죄라는 근거 없는 음모론까지 덧씌워지면서 충격파가 크다.
장 씨 시신 수색 중 며칠 사이에 제주 곳곳에서 실종자로 추정되는 시신 4구가 연이어 발견되면서 공포감이 커진 데다 지난달 29일에도 20대 낚시객이 해안에서 숨진 채 발견돼 불법체류 외국인 범죄 연관 괴담을 증폭시키는 양상이다. 장 씨 사인과 관련한 경찰의 수사가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 한 두가지가 아닌 것도 괴담을 확실하게 제거하지 못하는 원인이다. 경찰은 처음에는 장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잠정 결론냈다. 그러나 시신 발견 장소와 방법, 행적, 극단적 선택의 동기 등에 대해 수사 전문가 사이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경찰이 정확한 수사 없이 사건 종결에만 목을 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온라인에는 ‘실종의 섬’ ‘제주도 실종자 발견 위치 지도’ 같은 게시물까지 공유될 정도로 불신감은 극에 달한다.
안전에 대한 우려로 관광객이 숙박을 취소하는 사례가 잇따른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실종신고 허위 종결 사건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지난달 19일부터 29일까지 11일간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지난달 24일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지난해 같은 날에 비해 감소했다. 온라인 숙박 관련 커뮤니티에는 “무서워서 예약을 취소했다”는 인증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제주 한림읍 등 관광지 펜션과 게스트하우스 업주들도 예약 최소 고객이 늘고 있다고 토로한다.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도 야간 외출을 줄이고 사람이 많은 관광지 위주로 동선을 짜는 분위기다.
관광객의 불신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제주도는 긴급 안전망 강화 대책을 내놨다. 공공 CCTV 영상 보존 기간을 기존 30일에서 60일 이상으로 배로 연장하고 1인 관광객 밀착 신고제를 시행해 관광객이 연락 두절 등 이상 징후를 보이는 즉시 경찰에 자동신고되는 민관협력시스템을 도입한다.
최근 국내외 관광객이 많아진 부산도 제주도 사례에서 안전과 치안 확보의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 한 번 망가진 이미지는 복원하는 데 수 배 또는 수십 배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윤정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