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사이버캡(Cybercab)’을 로보택시로 내놨다. 승객은 운전할 필요가 없고 자동차가 스스로 목적지까지 이동한다. ‘자동차가 운전자를 대신하는 시대’가 더 이상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닌 현실이 됐다. 1980년대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던 미국 드라마 ‘전격Z작전’이 오버랩 된다. 주인공 마이클 나이트가 타던 검은색 자동차 ‘키트(KITT)’는 단순한 자동차가 아니었다. 인공지능을 갖춰 사람과 대화하고 스스로 판단하고 운전했다. 위급하면 운전자의 지시 없이도 움직이고 장애물을 피했다. 당시에는 그야말로 실현 불가능할 줄 알았던 공상과학.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년)와 ‘아이, 로봇’(2004년)에서도 자동차가 스스로 도로를 달리는 미래가 등장한다. 스크린 속 상상이 이제 현실의 도로를 달린다.
사이버캡을 주목하는 이유는 기술의 혁신에만 있지 않다. 초고령사회와 교통약자의 이동권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풀 새로운 수단이 될 수 있어서다. 부산을 포함한 서울과 인천 대구 전주 등에서 형태는 다르지만 고령 운전자의 운전면허 자진반납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 호응도가 높지는 않다. 현실적으로 고령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운전대를 놓으라고 할 수도 없다. 병원이나 시장 복지관 이동을 자동차에 의존하는 고령자에게 운전은 생존과 직결된 이동 수단이기 때문이다.
로보택시는 이 딜레마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한다. ‘운전하지 못하면 이동할 수 없다’는 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로보택시를 호출해 병원에 가고 장을 보고 친구를 만날 수 있다면 운전면허 반납에 대한 저항도 줄어들 수 있다. 이동에 제약을 받는 교통약자인 장애인의 기대도 크다. 자율주행차가 휠체어 승하차 공간, 음성 안내, 자동 안전장치 등을 갖춘다면 장애인이 가족이나 활동지원사에게 의존하지 않고 이동할 수 있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지는 않다. 사이버캡 역시 아직 제한된 지역에서 시작한 단계다. 폭우 안개 공사구간 같은 복잡한 상황에서의 안전성, 사고 발생 때 책임 소재, 보험, 사이버 해킹과 개인정보 보호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특히 핸들과 페달이 없는 차량이 국내 도로를 달리려면 관련 법과 안전기준을 우선 정비해야 한다. 부산은 이런 실험에 적합한 도시가 될 수 있다. 고령인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병원 복지관 전통시장 지하철역 등을 연결하는 교통약자용 자율주행 서비스의 단계적 도입을 검토해 볼 일이다.
임훈 독자여론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