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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홍근(오른쪽에서 세 번째) 기획예산처 장관이 10일 부산대병원을 찾아 내년도 필수의료 예산과 관련, 지역 의료진과 간담회를 열고 있다. 기획처 제공 |
부산 실업률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지역 고용시장의 구조적 개선보다는 구직 단념자가 급증한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나와 씁쓸함을 더한다. 국가데이터처와 동남데이터청이 지난 9일 발표한 고용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부산 실업률은 전년 동기(2.1%) 대비 0.8%포인트나 하락한 1.3%를 기록했다. 해당 통계 공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월간 실업률이 통상 2~4%대를 유지해 온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 급락이다.
그러나 실업률이 낮아진 건 고용시장이 나아졌다기보다 일할 의사나 능력이 없어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는 구직 포기자, 특히 남성 구직 단념자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고 통계당국은 풀이했다. 지난달 부산의 남성 비경제활동인구는 전년 동기보다 1만3000명 늘었다. 같은 기간 여성 비경제활동인구가 1만5000명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구직 활동 기간에는 ‘실업자’로 분류됐다가 구직 포기 이후 실업자 범주에서 빠져 실업률이 낮아진 것으로, 역대급 최저 실업률 포장 뒤에 감춰진 ‘통계 착시’인 셈이다. 남성 구직 단념자가 늘어난 건 건설 제조 등 지역 주력산업의 장기 고용침체 영향이 크다. 남성 일자리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건설업과 제조업의 지난달 취업자는 전년 대비 각각 8000명, 1000명 줄어 40개월, 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산업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저임금과 고강도 노동의 악순환이 반복되자 구직을 포기하고 ‘그냥 쉬는’ 비경제활동인구가 된 것이다.
고용난이 실업률을 낮춘 이 같은 역설을 극복하려면 지역 주력산업 부진을 해소하고 고용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제조업과 해양항만 등 지역 전통산업은 AI대전환(AX)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첨단산업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로 추진되는 첨단 조선·해운, 미래모빌리티 혁신제조, 우주항공·방산, 차세대 원전·에너지 등 미래 성장엔진 육성 계획이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금리 악재로 흔들리는 건설업에 대한 대책도 시급하다. 미분양을 해소하고, 공공발주를 차질 없이 추진하는 등 정부·부산시의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정책 관리가 필요하다. 아울러 ‘양질의 일자리’를 대표하는 공공기관 이전도 중차대한 과제다. 정부가 연내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을 확정·발표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부산시는 세심한 준비와 설계로 지역 전략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관을 최대한 끌어와야 할 것이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10일 부산을 찾아 지역필수의료 확충과 지방대학 육성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정부가 내년도 820조 원 규모의 역대 최대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지역필수의료특별회계와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 초광역계정을 신설하는 등 ‘지방주도 성장’에 방점을 찍은 데 따른 행보다. 부산시는 이 같은 재정·정책적 기회를 동력 삼아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실질적 성과로 연결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