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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현우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이 30일 유엔군사령부의 북한 정전협정 위반 발표 직후 국방부에서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유엔군사령부는 지난 21일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건과 관련해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30일 발표했다. 유엔사 발표 직후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에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하는 동시에 국경선 요새화 등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활동을 즉각 중단하라는 공식 입장을 냈다. 사고 발생 후 9일만이다. 이번 사건이 북한의 명백한 도발임이 확인되면서 그동안 ‘신중론’을 앞세워 늑장 대응으로 일관해온 정부와 군, 집권여당의 대북 안보관에 대한 비판이 고조된다. 북한의 도발에 대한 단호하고도 강경한 상응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은 사고 발생 이후 늑장 대응과 불분명한 메시지 발신으로 ‘북한 눈치를 본다’는 비판을 받았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지난 29일에서야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북한의 매설 지뢰’라는 입장을 냈다. 대다수 국민이 북한의 도발로 인식하는 상황에서도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신중론을 앞세워 본질 흐리기로 일관했다. 특히 민주당 소속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은 지난 29일 라디오 방송에서 북한 지뢰가 우리 군을 겨냥한 공격 목적이 아니라 방어용일 가능성이 있다고 발언한 데 이어 유엔사 지침을 인용해 정전협정 위반이 아닐 수 있어 군사적 대응에 신중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날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이라며 입장을 바꾸기는 했지만 민주당의 안보관에 대한 불신을 자초했다. 정부도 사고 발생 이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지 않았고, ‘서울의 자작광대극’이라는 북한의 적반하장식 태도에도 반박 입장조차 없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군이 정치권의 영향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의 도발에 ‘꿀 먹은 벙어리’로 일관하는 모습은 실망스럽다. 군의 이런 태도는 유화적인 대북 정책을 견지하는 정권에 대한 눈치보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12·3 계엄사태 이후 군 장성 등이 내란재판에서 무더기로 중형을 받으면서 군의 본분을 잊고 정치권의 눈치를 살피는 모습이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지뢰 매설 등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1년 전에 인지하고도 그동안 아무런 대응이 없었던 것 역시 이런 맥락의 연장선이다. 군의 첫 번째 책무는 국가 보위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다. 이 책무에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개입돼선 안 된다.
국민의 시선은 정부의 상응 조치로 쏠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9일 국무회의에서 유엔사의 조사 결과를 확인한 뒤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근거 없는 음모론으로 안보를 위태롭게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북한의 눈치를 본다’는 음모론은 정부와 군, 집권여당의 상식을 벗어난 미온적인 대처가 원인이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북한의 도발이 명백해진 만큼 재발 방지를 위한 단호한 상응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납득할 만한 후속 조치가 없다면 ‘말 못할’ 정치적인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은 더 커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