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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소청 출범(10월 2일)을 이틀 앞둔 지난 30일 오후 부산 연제구 거제동 부산고등·지방검찰청에서 검찰 간판 철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국제신문 DB |
수사와 기소를 모두 할 수 있었던 검찰 권한을 분리해 중대범죄 수사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기소는 공소청이 나눠 갖는 형사사법체계의 대변혁이 시작된다. 2일부터 시행되는 관련법에 따라 검찰청이 해체되는 것이다. 공소청은 영장 청구, 기소와 공소 유지, 보완수사 요구 등을 수행하고 중수청은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국가보호·사이버범죄·법왜곡죄 등 7대 범죄 수사를 담당한다. 검찰 수사권은 2021년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이 부여되면서 일부 제한됐고 2022년 추가 축소를 거쳐 지금의 폐지로 이어졌다. 1948년 검찰청 출범 이후 78년 만의 형사사법시스템 전면 개편이다. 하지만 이 같은 변화가 순기능을 할지 걱정이 크다.
공소청과 중수청 수장부터 공백 상태다. 청와대가 초대 중수청장에 검사 출신 김지용 후보를 임명했으나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강경파 내에서 과거 검찰 개혁 반대 이력 등을 문제 삼으며 비토 분위기가 강해서다. 공소청장은 인선조차 되지 않았다. 두 기관의 인력도 문제다. 중수청은 이직 지원자를 받은 결과 검사가 아닌 수사관으로 강등되는 불이익 때문에 정원(2874명)의 70%도 못 채웠다. 검찰청 후신인 공소청은 법무부의 검사 정원 유지 방침이 검찰 개혁 역행이라는 비판에 부딪히자 뒤늦게 변경 절차를 밟고 있다. 공교롭게도 법무부 장관과 경찰청장까지 공석이다.
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체계 개편으로 인한 부작용 우려다. 행정안전부 산하 중수청과 경찰청, 법무부 산하 공소청, 독립기관인 공수처 등 수사기관은 많아졌다. 그러나 각자의 관할 범위가 여전히 모호하다. 수사권관할조정협의회에서 논의하기로 했으나 이 기구는 내년 2월에야 발족한다. 그전까지는 성과가 기대되는 사건은 서로 수사하겠다고 덤비고, 골치 아픈 사건은 떠넘길 수 있는 것이다. 권한이 막강해진 경찰 견제 방안은 불명확한데 검찰이 갖고 있던 사건을 모두 경찰에 넘겨야 한다. 난도 높은 수사에 대한 전문성 우려는 차치하더라도 경찰이 폭증하는 업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처리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크다. 검경 합동수사본부와 특별사법경찰관 운용 방식도 아직 사각지대다.
정부는 ‘공룡경찰’ 제어를 위해 국무총리실에 경찰개혁위원회를 설치하고 자체 노력도 병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다. 국민이 그렇게 원했던 검찰 보완수사권 존치는 끝내 무산됐다. 검경이 수사권을 어떻게 나눠 갖든 돈 있고 권력 있는 사람에겐 아무 상관이 없다. 민초는 다르다. 검찰과 경찰이 상호 견제하고 알력하는 과정 자체가 형사피해를 입은 일반 국민에게는 강력한 보호막으로 작용했는데 그게 사라졌다는 불안감이 매우 크다. ‘검수완박’으로 범죄자만 좋은 세상이 왔다는 비판은 유효하다. 80여 년 수정 보완을 거친 제도를 한꺼번에 뒤집어엎은 결과가 어떤 역효과로 귀결되든 그 책임은 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