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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재수 부산시장(가운데)과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왼쪽), 이성권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이 지난달 30일 부산시청 7층 의전실에서 열린 ‘부산 발전 여·야·정 회의’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
전재수 부산시장이 생곡소각장 원안 추진을 다시 한번 공식화했다. 부산시가 재추진 방침을 밝힌 지 약 한 달 만이다. 전 시장은 지난달 30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민선 9기 첫 여·야·정 협의회 모두발언에서 “10년 동안 1000억 원이 들어갔고 생곡 주민은 이주율이 82% 넘었다”며 “원점 재검토하고 대체부지를 찾으라고 하면 시민 세금은 어떻게 하고 명지소각장은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생곡 사업은 에코델타시티 안에 지어야 하는 소각장을 빼내기 위해 추진됐던 사안”이라며 생곡에 짓지 못하면 에코델타시티 안에 소각시설을 만들어야 된다고도 했다. 에코델타시티를 중심으로 한 일부 강서구 주민과 정치권이 소각장 건립에 반대하는 상황에서 부산시장이 정면돌파를 시도한 것이다.
생곡소각장 건립사업이 이렇게까지 꼬이게 된 가장 큰 책임은 부산시에 있다. 지난 2017년 추진 당시에도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대부분 극복하고 사업이 절차대로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진행을 멈춘 건 다름 아닌 부산시여서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임 시장과 지역 국회의원이 다분히 정치적인 고려와 판단에 따라 안 그래도 논란이 많은 사업에 급제동을 걸었다. 실제로 부산시는 선거 3개월 전인 올 3월 생곡소각장 추진 중단과 대체부지 검토를 언론보도 등으로 공식화했다. 이를 접한 강서구 주민들이 ‘생곡소각장은 백지화됐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시장이 바뀌었다고 “그때 사업을 중단한 적 없다”고 부인해봤자 주민 부아만 돋울 뿐이다.
그렇다고 지금 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질 상황은 아니다. 2030년부터 생활쓰레기 직매립이 금지된다. 4년 뒤 일이다. 명지소각장은 2024년에 내구연한(21년)이 이미 지났다. 빨리 대안이 생기지 않으면 언제 멈춰 설지 모른다. 생곡소각장을 현재 계획대로 지어도 가동까지 7년 이상 걸리는데 그때까지 버티기도 아슬아슬하다. 택배 물량 급증 등으로 가정에서 배출되는 쓰레기 양은 엄청나게 늘어났는데 이를 태울 곳이 없으면 부산에서 나온 쓰레기는 어디서 처리해야 하나. 생곡소각장이 아니면 몇 년 뒤 쓰레기 대란은 불을 보듯 뻔하다.
생곡소각장이 계획될 당시만 해도 생곡 명지 등은 부산 외곽이었다. 이후 명지신도시 에코델타시티 등이 조성되면서 현지 여건이 확연히 달라진 건 사실이다. 그러나 신도시 형성 훨씬 이전에 확정된 정책, 신도시 주민을 배려해 대안으로 마련한 정책이 사후 거주민의 반대로 전체 틀이 뒤집어지는 건 옳지 않다. 지역 국회의원과 구청장이 부산 시민 전체의 삶에 연계된 부산시 청소행정의 방향을 바꾸려 하고 주민 반대를 부추기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절차가 합법적인 이상 ‘님비’는 시간만 끌 뿐이다. 부산시는 주민과 정치권을 최대한 설득해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원칙 없는 행정의 뒤끝이 어떤 혼란을 낳았는지 반성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