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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마치고 부산항으로 귀환한 팬스타 아크로호 사진을 SNS에 공유했다. 이재명 대통령 SNS·연합뉴스 |
우리나라 최초로 북극항로 시험운항에 나선 컨테이너 선박 팬스타 아크로호가 11일 무사히 부산항에 돌아왔다. 지난 8월 22일 컨테이너 837TEU를 싣고 출항한 지 50일 만이다. 팬스타 아크로호는 8월 31일 북극해에 진입, 축치해 동시베리아해 랍테프해 카라해 바렌츠해를 거쳐 영국 펠릭스토우에 기항한 뒤 이튿날 목적지인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입항했다. 부산 귀항이 애초 예정일(이달 5일)보다 다소 늦어지기는 했으나 전반적인 운항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평가받는다. 정부는 13일 부산항에서 팬스타 아크로호의 환영 행사를 연다.
북극항로 시험운항은 그간 현대글로비스(2013년) 팬오션(2016년) 등 몇몇 사례가 있지만 해운 물류의 핵심인 컨테이너선 왕복 운항은 처음이다. 수에즈 운하를 지나는 기존 남방항로가 아니라 북극항로로 대형 화물을 실어 나른다는 건 상업항로 개척에 혁명적인 변화를 부르는 일이다. 실제로 이번 시험운항에서 북극항로 소요기간은 편도 22일, 왕복 50일로 남방항로(편도 30~34일)에 비해 10일 이상 단축 효과가 있음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유빙이나 갑작스런 기상 악화 등 여러 변수가 도사리고 있는 북극해역 핵심구간을 큰 어려움 없이 통과하는데 성공함으로써 우리나라도 북극항로 개척에 한층 가까워졌다.
동북아시아 물류 중심에 위치한 부산으로서는 북극항로 개척이 150년 전 부산항 개항에 버금가는 정도의 일생일대 기회다. 하지만 과제가 만만치 않다. 쇄빙선과 내빙선의 충분한 건조, 북극항로를 이용할 화물 물량의 안정적 확보, 항로 개척을 둘러싼 국가 간 외교 분쟁 해결 등 어느 하나 쉬운 게 없다. 북극항로의 가능성을 알아본 각국의 경쟁은 점점 더 가열된다. 미국 러시아 등 북극해를 낀 주변국은 말할 것 없고 전세계 해운 산업에서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펼치는 중국은 이미 우리보다 한참 앞서가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시험운항을 거쳐 올해부터 정기운항 단계로 넘어갔다.
우리나라로서는 북극항로 개척이 이제 시작이나 다름 없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이번 50일간의 시험운항에서 현지 기상, 해빙 여건, 얼음 두께, 운항시간, 연료 소비량, 보험 및 금융 비용, 위험 변수 등과 관련해 실질적인 데이터가 많이 쌓였을 것이다. 정부는 오는 2030년 북극항로 정기 상업항로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때까지 몇 번이 될지 모를 시험운항에 소중히 쓰일 경험이다. 북극항로 개척은 국가 대항전이다. 해운항만 외교 산업 과학기술 등 주요 부처가 모두 달려들어 고민하고 조율해야 하는 분야다. 현재 해양수산부 산하 조직으로 편성된 북극항로추진본부를 대통령 직속 위원회로 격상시켜 이 문제를 국가정책으로 끌고 가야 한다. 북극항로 개척과 거점화는 대한민국의 해양수도 부산을 완성하는 주요 퍼즐일 뿐만 아니라,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