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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16일 부산 동구 민주당 부산시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물을 마시는 김민석 대표.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추진 논의를 공식화한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지난 16일 민주당TV에서 “탄핵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요구가 이미 나오고 있다. 모든 방법과 경로를 놓고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희대의 난’ 운운하면서 대법원장 자진 사퇴를 촉구하기는 했으나 탄핵을 공식적으로 언급하기는 처음이다. 앞서 최민희 최고위원은 당의 지지율 회복과 결집을 위해 대법원장 탄핵과 조작기소특검 추진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대법원장 탄핵을 이야기하면 곧바로 이재명 대통령 탄핵 수순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법원장 탄핵에는 ‘분명한 위법’과 ‘위반의 중대성’이라는 사유가 있어야 한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탄핵 사유는 조 대법원장의 위헌적 대법관 재제청 거부, 예산 집행(업무추진비 격려금) 위법 요소 등이다. 하지만 대법관 재제청은 헌법상 근거가 없다. 헌법에 반한 대통령 요구를 거부했다고 그 행위가 위헌이라는 건 말도 안 되는 억지일 뿐이다. 지난 8월 감사원의 대법원 감사에서 지적된 업무추진비와 대법관 격려금 역시 대법원장 탄핵의 사유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것이 문제라면 역대 대법원장 모두를 동일한 잣대로 평가해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진다. 특히 와인 구입비 1억 원은 80% 이상이 전임 김명수 대법원장 시절 집행된 돈으로 이미 밝혀졌다.
대선 직전 대법원이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재판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이후 시작된 민주당의 대법원장 흔들기는 희한한 구조로 짜여있다. 진영 내 누군가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면 민주당은 그것이 사실이라는 전제 아래 청문회나 국정감사로 압박하는 식이다. 작년엔 조 대법원장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과 이재명 유죄 선고를 사전 모의했다는 마타도어를 국감장까지 끌고와 희대의 코미디극을 벌였다. 이 의혹의 실체는 전 국민이 알고 있는 바와 같다. 이제 신임 대법관 임명이 자기들 입맛대로 진행되지 않자 그간 다소 조심스럽게 접근하던 대법원장 탄핵 카드를 드디어 빼든 것이다.
김민석 대표 체제가 가동된 지난 2개월 간 민주당 지지율은 우하향을 그려, 사상 최고로 무기력한 제1야당 국민의힘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역전되기도 한다. 원인은 여러 가지일 것이다. 부동산 정책, 농지전수조사 논란 등 대통령과 합을 맞춘 국정운영 방향이 국민 다수의 지지를 못 얻었고, 특히 용혜인 김승원 등 장관 인사에서 보인 난맥상은 처참할 지경이었다. 김지용 중수청장 임명이나 신천지 입당 문제 등을 둘러싼 당내 계파간 갈등도 지지율을 갉아먹은 요인으로 지목된다. 떠난 민심을 되찾는 건 정확한 원인 분석과 해법에 있다. 가능성도 실효성도 없는 대법원장 탄핵이 진영 결집은 이룰지언정 다수 국민은 더 멀어지게 할 뿐이다. 무엇보다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은 민주당이 언제든 주물럭거릴 수 있는 유희거리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