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이륙하는 에어부산 항공기. 국제신문DB |
내년 3월 출범하는 ‘통합 진에어(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 본사 입지가 다음 달 말 가닥이 잡힌다. 대한항공이 제시한 ‘부산 제2 허브’ 구축 계획이 생색내기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 ‘통합 LCC 부산 시대’를 염원하는 지역사회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대한항공이 내놓은 계획안을 보면 사실상 서울을 본사로 두고 김해공항이 보조적인 역할을 맡는 구조로 짜여 있다. 부산 민·관·정은 통합 진에어 본사가 반드시 부산으로 오도록 적극적인 의사를 전달해야 할 것이다. 대한항공 통합 과정에서 정부의 ‘지방공항 기반 제2 허브 구축’ 목표에 따라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고, 이 결과물로 부산이 키워낸 에어부산이 통폐합되기 때문이다. 공적 자금을 투입한 국책사업 성격의 통합임에도 균형발전에 대한 고려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다음 달까지 부산시, 국토교통부, 산업은행 등 관계 기관과 임직원의 의견을 수렴해 통합 진에어 본사 입지를 결정한다. 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 세 항공사는 오는 12월 주주총회를 열어 합병안을 승인한 뒤 내년 3월 17일 통합 진에어로 출범할 예정이다. 앞서 국토교통부와 산은은 2020년 항공통합을 위해 대한항공 지주사인 한진칼에 8000억 원을 투입하고 ‘지방공항 기반 제2 허브 구축’을 정책 목표로 제시했다. 하지만 상황이 부산에 우호적이지는 않다. 이미 합병 인가 신청서에 통합 법인 본사 소재지를 서울 강서구로 기재한 상황에서 관계기관 의견수렴이 요식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 주주인 산은은 대한항공과 부산시가 잘 협의해 결정하면 지원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보인다.
‘부산 제2허브’ 구축 계획도 부실하기 짝이 없다. 국민의힘 김미애(부산 해운대을) 의원이 대한항공으로부터 제출받은 계획안을 보면 통합 진에어 출범 이후 김해공항 국제선은 28개에서 33개로 확대하고, 운항 횟수도 주 281회에서 339회로 증편한다. 신규 노선은 일본 4개, 동남아 1개에 집중됐고, 운항 횟수도 일본 노선이 주 39회로 가장 많이 증가한다. 통합 LCC의 실질적인 경영 권한은 여전히 서울에 집중되는 것도 문제다. 정책 수립 등 핵심적인 의사 결정은 서울에서 내리고 부산은 지역 대표 역할과 영남권 특화 마케팅·영업·운영 등을 분담하는 구조다.
부산 지역사회는 ‘LCC 제2 허브’ 구축이 지역 항공산업 발전과 경제 활성화를 견인할 것이라는 정부와 대한항공의 발표와 달리 빈 껍데기뿐이라며 반발한다. 2035년 개항할 가덕도신공항이 동남권 관문공항 역할이 아닌 대한항공의 지방 영업소로 전락할 우려를 표한다. LCC의 황금노선이 서울에 우선적으로 배정되고 김해공항은 부산과 가까운 일본과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만 유지될 것이 자명하다. 새로운 중거리 노선 개척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서울과 부산의 듀얼 허브 체제를 위해서는 부산의 실질적인 역할 증대가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