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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부산의 염원인 산업은행 부산 이전 문제에 대해 정부 부처가 오락가락하는 태도를 보여 불신감을 증폭시킨다. 금융위원회가 ‘이전 불가’를 시사해 논란이 일자 국토교통부는 하루만에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선회했다. 다음 달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을 앞두고 정부의 입장이 ‘갈지 자’ 행보를 보이는 것은 국정 혼선만 키우는 꼴이다. 국토균형발전과 금융기능 집적, 북극항로시대 개막 등 명분과 실리가 충분한데도 정부가 산은 부산 이전에 불투명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수도권 표심을 의식한 정치적 의도가 분명해 보인다. 정부가 강조한 ‘집중과 집적’의 원칙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지난 22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종합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박성훈(부산 북을) 의원이 산은 부산 이전에 대한 정부 입장을 묻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앞두고 금융당국이 산은 부산 이전 불가를 밝힌 셈이다. 그러나 다음 날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에서 홍지선 국토부 장관은 여전히 이전 검토 대상이라고 밝혀 혼선을 주고 있다. “산은 부산 이전을 2차 공공기관 이전에 포함해야 한다”는 국민의힘 정동만(부산 기장) 의원의 촉구에 홍 장관은 “(산은 부산 이전은 )지정고시는 되어 있다”며 해양수산 기관과 함께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산은 부산 이전을 위해서는 두 가지 고비를 넘어야 한다. 우선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갖고 2차 이전 계획에 포함시켜 발표해야 한다. 이후 국회의 산업은행법 개정이 뒤따라야 한다. 산은법 4조 ‘본사는 서울에 둔다’는 규정은 족쇄다. 윤석열 정부 때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국토부가 2023년에 이전 지정고시까지 했지만 산은법 개정이 뒤따르지 않아 실패했다. 당시 야당이자 국회 과반을 점한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매번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에도 오르지 못했다. 민주당의 반대 논리는 서울의 금융허브 위상 저하와 공론화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면에는 금융노조의 반대와 수도권 표심이 있다는 것은 알 만한 사람은 아는 사실이다. 2차 관문인 국회 통과를 장담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마저 첫 단추를 꿰는데 주저한다면 부산은 다음 국회와 정권 때에야 부산 이전을 기대볼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산은 부산 이전이 균형발전과 동북아 금융허브 조성, 북극항로시대를 완성할 마지막 퍼즐이라는 것은 지역사회는 귀가 닳도록 강조했다. 부산은 1차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등 금융 공공기관 5곳이 내려와 있어 집적 효과가 크다. 2035년 가덕도신공항이 개항하면 국제금융도시로서의 위상과 기능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해양수산부와 HMM 본사의 부산 이전으로 새로운 해운·물류 산업과 금융이 결합하는 해양비즈니스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릴 수 있다. 정치적 셈법으로 재단할 문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