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이 2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
국제신문의 임금·퇴직금 체불액이 102억 원을 넘어선 가운데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능인선원 지광 스님(속명 이정섭)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으나 국회는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노동자들이 일하고도 임금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책임 있는 설명을 외면하는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지광 스님은 국회의 동행명령에 응해 체불 경위와 해결책을 밝히고, 피해 노동자들의 권리 회복에 앞장서야 한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헌승 의원은 26일 종합국정감사에서 지광 스님이 내세운 불출석 사유를 반박했다. 이 의원은 임금 체불 관련 고소·고발이 제기돼 법적 논란이 우려된다는 주장에 대해 부산고용노동청에 확인한 결과 고소·고발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회생 절차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국회가 확인하려는 것은 회생 인가 여부가 아니라 체불 경위와 해결 대책, 대주주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국정감사는 국민을 대신해 사회의 잘못을 바로잡고 책임을 묻는 자리다. 출석을 피하기보다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는 것이 옳다. 동행명령장까지 발부된 만큼 지광 스님은 국회의 요구에 응해 체불 문제 해결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임금체불 문제는 책임 규명에 그쳐서는 안 된다. 회생 절차의 원활한 진행과 실현 가능한 변제 계획 마련을 통해 노동자들이 밀린 임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회사를 정상화하는 것이 체불임금 변제에도 도움이 되는 만큼 지광 스님도 회생 절차에 필요한 협조와 동의에 적극 나서야 한다. 대주주인 능인선원 측이 변제에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을 보유하고도 임금 체불 해결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국제신문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능인선원 계열 개발회사 KJDI가 소유한 부산 수영구 수영동 부지의 추정 시세는 약 380억 원으로, 체불액의 세 배 안팎이다. 해당 부지는 국제신문 본사 이전과 능인선원 부산분원 설치 등을 목적으로 매입됐으나 개발 계획은 실현되지 않았다. 과거 모델하우스 임대에 따른 수익도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능인선원 측은 관련 자산 현황과 체불임금 변제 방안을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지광 스님이 경영책임자가 아니라는 주장도 국회에서 사실관계를 통해 밝혀야 한다. 이 의원은 그가 2018년까지 국제신문 대표이사 회장과 발행인을 지냈고, 2025년까지 사외이사로 재직했으며, 인수 예정자와의 면담에도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이력이 있는 만큼 지광 스님은 국회에 출석해 직접 설명할 필요가 있다. 102억 원이 넘는 임금과 퇴직금이 밀린 상황에서 증인 출석을 둘러싼 논란과 책임 공방만 이어져서는 안 된다. 동행명령장 발부를 계기로 체불 경위와 책임 소재를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 지광 스님과 능인선원 측은 더는 책임을 외면하지 말고 회생 절차에 동의해 국제신문 정상화에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