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가깝고도 먼 섬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지만, 아무나 쉽게 가볼 수 있는 곳은 아니다. 거친 파도와 변덕스러운 날씨가 발길을 막는다. 뭍에서 바라보는 섬의 풍광은 물론, 그 아래 펼쳐진 바닷 속 세계를 직접 마주하기란 더욱 어렵다. 그런데 이제 클릭 한 번으로 독도의 바다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이 전면 개편한 ‘독도종합정보시스템’ 덕분이다. 독도와 주변 해역의 사진·영상에 더해 360도 가상현실(VR) 콘텐츠로 수중 경관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기존 수중 VR에 전차바위 일대 영상도 추가했다.
독도를 지키는 일은 영토의 주권을 확인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그 바다에 어떤 생명이 깃들어 있는지, 해양환경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기후변화가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피는 일 또한 중요하다. 개편된 시스템이 자연환경과 해양생태계, 연구성과를 한데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독도를 구호와 상징으로만 기억하는 데서 나아가 과학적 자료와 생생한 영상으로 이해할 기회이기 때문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전자책 ‘혹돔 푸름이와 독도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독도 해역의 해양생물과 자연환경을 이야기로 풀어내고 영문판까지 마련했다. 교육과 국제적 소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겨냥한 셈이다. 미래세대에게 독도는 지도 위의 점이나 역사 교과서 속 이름으로만 남아서는 안 된다. 그 바다에 어떤 생명이 살아가고, 자연이 얼마나 정교한 균형을 이루는지 알아야 아끼는 마음도 깊어진다.
물론 디지털 화면이 독도의 바람과 파도, 바닷 속 생명의 움직임을 온전히 대신할 수는 없다. 가상현실은 현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으로 이어지는 또 하나의 문이다. 중요한 건 문을 여는 데 그치지 않는 것이다. 콘텐츠를 꾸준히 보완하고 최신 연구성과를 쉬운 언어로 전달하는 한편, 학교 교육과도 연계해야 한다. 한 번의 호기심이 지속적인 학습과 과학적 이해로 이어질 때 디지털 플랫폼의 가치도 커진다.
2008년 문을 연 시스템에는 오랜 관측과 연구의 시간이 켜켜이 쌓여 있다. 이번 개편은 그 성과를 연구자 자료에 머물게 하지 않고 국민 일상으로 가져오려는 시도다. 멀리 있다는 이유로 독도 가치까지 멀어져서는 안 된다. 클릭 한 번으로 만난 바닷 속 풍경이 독도를 더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되고, 그 이해가 바다를 지키려는 책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이병욱 해양수산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