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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9일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성남 서울공항 공군 1호기에서 환송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재명 대통령 부부와 국무위원 등 168명의 개인정보가 인터넷에 유출됐다. 언론보도 등을 종합하면 지난 6월 2일 한 보안 관련 유료 사이트에 ‘탑승객 명단(대한민국-벨기에)’이라는 이름의 파일이 올라갔다. 벨기에 순방 당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 탑승자 명단이라는 의미다. 파일에는 대통령 부부와 정부 주요 인사, 청와대와 외교부 직원, 대통령경호처 경호원, 청와대 출입기자 등 168명의 국문 및 영문 이름, 소속과 직책, 생년월일, 여권번호, 여권 발급 및 만료일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노출 기간은 최근 당국이 조치를 취할 때까지 약 5개월이다. 해당 사이트는 파일이나 인터넷 주소의 악성코드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 곳으로 유료 회원은 업로드된 파일을 다운받을 수 있다고 한다.
대통령 순방단 명단 노출 사고가 외부 해킹에 의한 것인지 내부인의 고의 혹은 실수에 의한 유출인지 아직은 확실하지 않다. 어느 쪽이든 국가 최고 수준의 보안이 요구되는 청와대 관련 정보가 어이없이 흘러나갈 정도로 인적 물적 보안체계에 큰 구멍이 뚫린 증거임은 명확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나 일부 민간기업이 해당 사이트와 엮여 비슷한 논란이 벌어진 적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아무도 경각심을 갖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번 노출은 대통령의 실제 순방일(6월 9일) 일주일 전부터 시작됐다. 누군가 나쁜 마음을 먹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상상조차 하기 싫다. 지금도 파일 정보가 어떻게 가공돼 악용되는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최근 국내에서는 은행 증권사 가상자산거래소 대학 언론사 등 거의 전 분야에서 해킹 사고가 잇따라 고객이나 직원의 개인정보가 대량으로 털렸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는 한화 가치로 8조 원이 넘는 가상화폐 탈취 피해까지 입었다. 이들 해킹 피해 중에는 북한 등 공격자를 특정할 수 있는 사고가 있고 아닌 것도 많다. 분명한 건 AI기술을 장착한 해킹 집단의 준동이 매우 광범위하고 심각하다는 사실이다.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럽에서는 해커들이 원격 조정으로 식료품 업체 냉장·냉동고를 고온으로 올리는 피해까지 입힌다. 10월 해킹 대란에 이은 순방단 노출 사고는 정교하고 과감해진 디지털 범죄에 비해 기술도 의식도 한참 뒤떨어진 우리의 사이버 방어체계에 울리는 경종이다.
사태가 터지자 이제서야 청와대 외교부 등이 나서 대책을 논의하고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국정원은 중앙정부와 지자체 등 2100여 개 기관을 대상으로 긴급 보안점검에 들어갔다. 순방단 명단 노출 사태를 수습하려면 우선은 경찰 조사를 통해 정확한 경위 파악이 필요하다. 2차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후속조치가 있다면 그것도 급하다. 이참에 청와대와 정부 부처뿐만 아니라 공공과 민간기관 등 국가 전반의 사이버 보안관리체계를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 공공서비스 정보통신 에너지 금융 등 핵심 인프라가 뚫리면 그 피해는 치명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