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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찾아가는 건강의료서비스 사업’의 의료버스 의료진이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대형버스 주차장에서 시민에게 건강검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
부산시가 2022년부터 시행 중인 ‘찾아가는 건강의료서비스(의료버스) 사업’의 실효성에 문제가 제기됐다. 건강사회복지연대 주최로 열린 ‘의료버스 사업의 평가와 개혁 방향’ 토론회에서다. 사업을 분석해 주제 발제한 전문가는 부산시가 100억 원 이상 예산을 투입한 의료버스가 취지와는 다르게 운영되는데다 실질적인 효과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버스 접근성, 인원 동원력 등을 이유로 경로당이나 복지관 위주로 버스가 배치되다 보니 정작 의료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지역의 방문 빈도가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오히려 낮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버스 내 치료행위가 불가능한데 사후 연계마저 부실해 실효성이 없다는 점도 문제였다.
의료버스는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나 고령자,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대의 취약계층을 위해 도입된 부산의 대표적인 복지 사업이다. 취지에 부합하려면 산복도로를 비롯해 저소득 노인이 많이 모여 있는 원도심을 주로 돌아야 마땅하다. 그런데 실제 운행 내역을 분석한 결과는 기대와 동떨어진다. 노인복지관이나 경로당도 방문지가 될 수는 있지만 주객이 전도되어서는 곤란하다.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수요자를 찾아 구석구석 다녀야 할 버스가 공급자 편의에 따라 주차하기 쉽고 사람 모으기 좋은 곳 위주로 움직인다면 말이 되겠는가.
부산은 수명 유병률 같은 건강지표가 어느 순간부터 다른 대도시보다 나쁜 게 상수가 되어 버렸다.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노인이 많아진 게 주된 원인일 것이다. 그것도 저소득 홀몸노인이 많다. 부산은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24.6%로 8대 특별·광역시 최고다. 1인 가구 중에서 70세 이상 비중이 25.2%로 이 또한 제일 높다. 저소득 홀몸노인은 충분한 영양 섭취나 움직임 없이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기 일쑤다. 이런 사람이 모여 사는 동네의 수명이 다른 곳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조사 결과는 이미 나와 있다. 부산 내만 따져도 평균소득이 높은 동네와 낮은 동네의 건강수명은 6년 이상 차이가 난다고 한다. 이 격차를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게 의료버스의 존재 이유일 것이다.
의료버스 이용자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대형병원 의사와 간호사에게 직접 진료받을 기회가 흔치 않은 이들이어서 더욱 그럴 것이다. 환자가 병원을 찾아가는 게 아니라 병원이 환자를 찾아간다는 의료버스의 취지를 좀 더 살리기 위해서는 운영방식에 개선이 필요하다. 의료버스에서 특정 질병 진단을 받은 환자가 실제로 병원에서 치료까지 받을 수 있도록 완결형 시스템 구축 방법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나이 소득 거주지 등으로 인해 의료 서비스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건강 불평등 해소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얼마 전에는 의료버스 플랫폼 운영업체에 사업비가 너무 많이 지급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시행 5년 차에 접어든 의료버스 사업의 실효성과 개선 방향을 이제는 한 번쯤 점검해볼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