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 논란으로 온 나라가 6개월 이상 들썩거리고 있다. 국민들의 세종시 피로감도 깊어가고 있다.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세종시수정법은 특별법의 일종이다. 그렇다면 이 법안은 특별법의 조건에 맞아야 한다.
모든 국민에게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일반법과 달리 한정된 사람, 장소, 사항에 적용되는 법이 특별법이다. '특별법은 일반법에 우선한다'는 것이 법의 원칙이다. '국토계획법'은 일반법이지만 '경제자유구역법'은 특별법이다. '경제자유구역법'이 특별법이라 하더라도 일반법인 '공익사업토지취득보상법'에서 정한 토지수용 절차와 손실보상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또한 경제자유구역 간에는 이 법이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하는 제한이 있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에 대해서만 인천 등 다른 경제자유구역에 우선하는 특혜를 주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산업입지법'에 의하면 토지공사 등 사업시행자가 조성한 토지는 시가나 조성원가로 분양하도록 되어 있다. 재정의 건전성 유지를 위한 필수적인 제도이다.
이런 점에서 정부에서 제출하려는 세종시수정법이 특별법의 조건에 맞는지 의문이다. 수정된 세종시가 혁신도시인지 기업도시인지 분명하지 않다. 세종시가 행정도시라면 유일한 것이기 때문에 특별법이 필요하지만 기업도시라면 이미 '기업도시법'이 있는 상황에서 구태여 세종시만을 대상으로 한 특별법을 만들 타당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특별법도 그 적용 대상에 대해서는 일반성과 평등성을 갖추어야 한다. 기업도시인 세종시만을 위한 특별법을 만든다거나 토지수용가 보다 낮은 가격으로 분양하는 것에 대한 법적 근거가 명백하지 않다. 만든다고 모두 법이 되는 것이 아니라 헌법에 합치되어야 하는 것이다.
세종시 입주 기업에 조성원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분양한다면 다른 혁신도시에 입주하는 기업이 동일한 조건을 요구하더라도 이를 거절할 명분이 없다. 결국 이로 인한 국고 손실은 국민의 세금으로 채울 수밖에 없다. 동등한 경제주체인 국민과 기업 사이에 정부가 기업의 이익을 보장해 주기 위해 국민의 세금을 더 받아내야 한다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고 불평등한 것이다.
문전옥답을 수용당한 세종시 주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공공복리를 위해 재산의 수용을 감수했는데 이것이 원래의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다른 용도로 사용된다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수용당한 토지의 주인이 자신의 토지가 다른 용도로 사용되었다고 환매권을 행사한다면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일부 부처만 옮기는 절충안도 나오고 있으나 이것은 원칙도 효율성도 모두 놓치는 방안으로서 어느 쪽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하책에 불과하다.
세종시 문제의 최종적 해결방안으로 국민투표가 제시되고 있다. 우리 헌법에서 국민투표는 헌법 개정의 최종단계에서 하는 필수적 국민투표와 '국가 안위에 대한 중요정책'과 관련한 임의적 국민투표가 있다. 헌법 개정에 대한 국민투표는 국가의 기본 틀인 헌법에 대한 주권자인 국민의 '주체적 결단'이라는 의미가 있지만 정책에 대한 국민투표는 직접민주주의의 유물로서 현대의 대의제 민주주의와 어긋나기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거의 채택되지 않고 있는 제도이다. 독일도 바이마르헌법의 국민투표 제도가 결국 히틀러 독재의 길을 열었다는 반성에서 현행 헌법에서는 국민투표제도를 폐지하였다. 역사적 경험에 의하면 국민투표는 국민 4분의 1의 찬성만 있으면 통과되기 때문에 진정한 국민의 의사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세종시가 '국가 안위에 대한 중요정책'이냐에 대해서도 다수의 헌법학자들은 국민투표 사안이 아니라는 견해이다. 수도는 최고 통치자가 있는 곳을 의미하므로 수도분할이라는 국민투표의 전제조건은 맞지 않다. 통과되더라도 수정법에 대한 국회 의결을 거쳐야 하므로 해결되는 것은 없다.
세종시 문제는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 원안대로 추진하되 과천에 있는 정부 부처 중 이전하지 않는 부처를 광화문 청사로 옮기고 비게 되는 부지를 첨단과학분야의 서울대 제2캠퍼스나 수도권의 무주택 서민을 위한 주택단지로 활용하면 어떨까. 원칙 효율 모두에 어긋나지 않는 방안일 수도 있다.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