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시론] 해양시대에 해양부가 필요하다 /이재호

바다를 지배해야 세계 중심국가 도약…내륙적 사고방식 과감히 바꿔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9-13 19:46:07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바다가 항해를 하거나 고기잡이하는 곳일 뿐 아니라 '바다를 지배하는 자, 세계를 지배한다'는 것을 최초로 파악한 인물은 고대 아테네의 명장이며 정치가였던 테미스토클레스였다. 그는 기원전 480년 당시의 대제국이며 전제국가였던 페르시아의 침략을 예상하고 아테네의 주력을 육군에서 해군으로 바꾸었고 살라미스 해전에서 페르시아군을 격파하여 유럽문명과 시민의 자유를 구하였다.

근대에 와서 영국이 세계의 패권국이 된 것은 세계의 바다를 지배했기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5년간 수백 번의 전투에서 승리를 거듭하여 유럽을 휩쓸었던 나폴레옹의 시대가 유럽 하늘을 수놓은 불꽃처럼 사라져버린 근본적인 원인은 넬슨 제독이 지휘한 영국 해군에게 1805년의 트라팔가르 해전에서 패배했기 때문이었다. 트라팔가르 해전 후 나폴레옹은 "유능한 수병은 타고나는 것이다"라고 한탄하였다고 한다.

한국인은 역사적으로 해양적 유전자가 풍부한 민족이다. 삼국시대에도 고구려와 신라가 중국과의 해전에서는 한 번도 패한 적이 없었다. 이후 통일신라시대의 장보고는 동아시아 해상의 패자(覇者)였고 고려시대에 고려 해군은 당시 동양 최강이었다. 그러나 조선시대에 와서 중국에 대한 사대사상에 젖은 국왕과 양반관리들이 중국을 본받아 해금(海禁)정책을 취함으로서 한국인의 해양적 유전자가 억제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1960년대 들어 박정희 정부가 과감한 대외 개방적 해양정책으로 한국사의 방향을 전환하였다.

현재 한국은 세계 1위의 조선, 5위의 해운, 7위의 무역고를 가진 해양강국이다. 해양국가는 바다가 갖는 특성 때문에 민중의 힘이 커져 민주국가에 이른다고 역사학의 아버지인 고대 그리스의 투키디데스가 말한 바 있다.

이제 세계의 어떤 나라도 해양을 통한 물류의 이동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과거 자족(自足)의 제국이었던 중국도 말라카 해협과 남태평양의 해상로의 확보가 제국 유지의 생명줄이 되었다. 중국이 패권국이 되기 위해서는 남태평양의 제해권이 필수적이다. 그 전략의 첫 단계로 서해에 자체 개발한 항공모함을 띄우니 세계가 진동하였다. 이 항공모함은 러시아에서 가져온 고물 항공모함을 개조한 것이기는 하나 곧 순수한 자국산이 나올 예정이다.

중국의 동북지방은 중국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이다. 그 곳의 관문인 다렌항은 수심이 얕아 항구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못한다고 한다. 러시아의 연해주 지방은 풍부한 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부동항(不凍港)이 없어 개발이 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 동해의 항구들은 중국 동북지방과 러시아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항구들이다. 부산, 나진 등 동해의 항구에 대륙의 자원과 일본 등 세계의 기술을 모으는 물류단지가 형성되고 그 제품이 세계로 수출된다면 동해가 동아시아의 경제중심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북극항로가 열리면 유럽, 미국으로 가는 직항로가 동해를 통과하게 된다. 한국이 다시 대륙국가로 가야 한다는 주장은 우리의 강점을 포기하는 주장인 것이다.

현 정부에서 해양수산부가 폐지되고 건설교통부에 통합됨으로서 해양정책이 실종되고 토지정책의 들러리가 된 듯하다. 수심이 얕아 컨테이너항이 될 수 없는 서해안에 항만을 몇 개나 건설하는 것은 수도권 중심의 내륙적 사고방식의 전형이다. 결국 기존 항만의 세계적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예산만 낭비하는 것이라 할 수밖에 없다.

이어도와 남해의 대륙붕 문제도 미래의 화약고이다. 현재 중국과 일본이 남해의 대륙붕을 두고 치열한 이론대결을 벌이고 있는데도 한국정부는 관심도 없다. 만약 중국과 일본이 한국을 배제하고 자기들만의 타협을 이룬다면 박정희 정부 시절 어렵게 확보해 놓은 대륙붕이 딴 나라의 것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 또한 독도는 동해의 해상로와 제해권 확보를 위한 전략적 요충지이다. 독도 인근 해저에는 엄청난 자원이 묻혀 있다고 한다. 독도에 대한 법률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인류에게 남은 유일한 미지의 대륙인 남극대륙에 대한 선점과 탐사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해양에 관한 이러한 산적한 문제를 전담할 해양부가 국가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변호사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울산, 경남 대체로 맑고 포근… 낮 최고기온 부산 17도
  2. 2국민의힘, 주말 이후 대선 모드…김문수·홍준표 등 출마 선언 이어질 듯
  3. 3尹정부 경기지수 ‘최저치’로 마침표…계엄 후 더 추락
  4. 4尹 정부 대통령기록물 이관작업 내주 본격화
  5. 5경북산불 폐기물 비용만 "1500억 이상일 듯"
  6. 6토허제 시행에도 강남3구·용산·성동 아파트값 고공행진
  7. 7조기 대선으로 초중고, 방학 연기 등 학사일정 조정 불가피
  8. 8[속보] 김두관, 7일 대선 출사표…민주당 첫 주자
  9. 9개인 경호 외 대통령 예우 박탈, 한남동 관저서도 즉시 퇴거해야(종합)
  10. 10이재명 대세론 속 ‘장미 대선’ 레이스 점화(종합)
  1. 1국민의힘, 주말 이후 대선 모드…김문수·홍준표 등 출마 선언 이어질 듯
  2. 2尹 정부 대통령기록물 이관작업 내주 본격화
  3. 3[속보] 김두관, 7일 대선 출사표…민주당 첫 주자
  4. 4개인 경호 외 대통령 예우 박탈, 한남동 관저서도 즉시 퇴거해야(종합)
  5. 5이재명 대세론 속 ‘장미 대선’ 레이스 점화(종합)
  6. 6대통령 윤석열 파면(종합)
  7. 7자충수로 단명한 尹 ‘1000일 정부’
  8. 812·3 비상계엄, 요건 모두 위반…尹 제기 ‘절차 문제’ 모두 불인정
  9. 9尹 “기대 부응못해 죄송…국민 위해 기도할 것”(종합)
  10. 10與 “국민께 사과…입법 독주 못 막은 점도 반성”(종합)
  1. 1尹정부 경기지수 ‘최저치’로 마침표…계엄 후 더 추락
  2. 2토허제 시행에도 강남3구·용산·성동 아파트값 고공행진
  3. 3키움증권, 이틀 연속 초유의 주문처리 시스템 ‘먹통’
  4. 4경제계 “이제 조속한 국정 정상화로 경제살리기 총력을”
  5. 5"주식 대주주 1인당 양도차익 29억원…정부는 감세 혜택만"
  6. 6주유소 기름값 9주 연속↓…하락폭은 눈에 띄게 축소
  7. 7트럼프 ‘전세계 10% 기본관세’ 발효…상호관세 9일부터, 韓 25%
  8. 8[속보] 트럼프 정부 ‘전세계 10% 기본관세’ 정식 발효
  9. 9세계 1위 포워딩 기업 부산항 찾아
  10. 10샤오미 15 울트라 국내 출시...'라이카 협업' 첫 마스터 클래스
  1. 1부산, 울산, 경남 대체로 맑고 포근… 낮 최고기온 부산 17도
  2. 2경북산불 폐기물 비용만 "1500억 이상일 듯"
  3. 3조기 대선으로 초중고, 방학 연기 등 학사일정 조정 불가피
  4. 4부산시 산하 17개 공공기관 320명 신규채용
  5. 5‘코인 투자하면 50% 이자 지급’ 사기로 29억 가로챈 30대 실형
  6. 6“너무 당연한 결과”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시민 희비교차
  7. 7[속보] 문형배 “탄핵 심판절차 원만히 진행…언론·경찰에 감사”
  8. 8“자가용 억제·대중교통 유도, 싱가포르 정책 참고하자”
  9. 9부산서 유류탱크 보수하던 작업자 1명 사망
  10. 10의협 ‘尹파면’에 투쟁 본격화…20일 전국의사궐기대회 예정
  1. 1사직구장 재건축, 중앙투자심사 반려 ‘제동’
  2. 2NC, 롯데와 한솥밥 먹나?…사직구장 임시 사용 검토
  3. 3U-17 축구대표팀, 23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 도전
  4. 4박정은 감독 “BNK, 부산의 자랑이 되길” MVP 안혜지 “우승 맛 보니 한 번 더 욕심”
  5. 5롯데, 적과의 동침…NC, 사직구장에 둥지 튼다
  6. 6유격수 구인난 롯데, 경쟁체제 희망
  7. 7롯데 반즈, 사직 징크스?…폭삭 무너졌수다
  8. 8KCC 홈경기 8연패 탈출…4일 삼성과 마지막 홈전
  9. 9[뭐라노] 사직구장 재건축 '제동'
  10. 10레이예스마저 깼다…"롯데, 돌아왔구나!"
다시 열린 트럼프 시대
충성파로 내각 채우고 입법부까지 장악…트럼프 폭주 예고
다시 열린 트럼프 시대
美공장 지어 무역장벽 우회…‘미국통’ 등용 네트워킹 강화도
강동묵의 디톡스 [전체보기]
市 노동안전보건센터, 조속한 설립 필요하다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개발의 시대, 꼭 생각해 보아야 할 것들
우리에게 절실한 성장 마인드셋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현대과학이 만든 에너지 화수분
제로 인공지능
국제칼럼 [전체보기]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사전투표소에서
시민은 ‘청년이 돌아오는 부산’을 원한다
기고 [전체보기]
UN 제5사무국 유치, 글로벌허브도시 향한 첩경
에어부산 분리매각만이 합리적 해법인가?
기자수첩 [전체보기]
‘기관장 잔치’된 체전 폐회식…선수가 주역인 축제 만들자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부산은 왜 망해가고 있을까
이형(고종), 이승만, 박정희, 윤석열 - 그들의 계엄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계와 통하는 힙한 판소리
조선시대 조상들의 고독 대처법
김창욱의 스포츠 탐색 [전체보기]
골프 vs 파크골프, 당신의 선택은?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좋은’ 일자리 지키기, 중요한 이유
북극항로의 시급성과 중요성
데스크시각 [전체보기]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
도청도설 [전체보기]
철도 지하화
탄핵심판 선고 생중계
메디칼럼 [전체보기]
산재보험, 신청을 늦게 하는 이유
디지털 헬스케어와 미래의료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금정산성막걸리와 겨울 안주
사하구 노포 맛집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뇌력 키우기 제5원칙, 사회적 소통
뇌력 키우기 4원칙 ‘잘먹기’
사설 [전체보기]
민주주의 일상 회복…공동체 분열 극복하자
트럼프 상호관세 직격탄, 리더십 부재 속 더 큰 충격
세상읽기 [전체보기]
위기의 대한민국과 다시 읽는 ‘공화주의’(共和主義)
건설 현장의 위험, 호흡기 질환과 직업성 암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전쟁과 장터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양질의 지속 가능한 건강보장을 위한 개혁 방안
인구 위기 본질과 노인 연령의 합리적 조정 방안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무주공해(無主空海)
트럼프 2.0 그리고 대한민국 해양정책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트럼프의 속마음 읽기
고환율의 명령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주민투표로 결정되는 부산·경남행정통합
수능 폐지를 위한 10년 교육 실험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의 8대 명당, 김극뉴의 묘
퇴계 이황과 서애 류성룡의 생가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트럼프의 ‘윤석열 구하기’ 망상
문민을 국방부 장관으로!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특권의식
유효기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모리스 라벨
겨울 나그네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시인 권구현의 ‘금강산 풍경’
‘자연’ 임신의 검정 강아지
CEO 칼럼 [전체보기]
브이드림의 ‘감사하는 조직문화’
중소기업, 해외시장으로 눈 돌려야

Error loading images. One or more images were not found.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