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밉다 하니 업어달라 한다'고 검찰 하는 짓이 점입가경이다. 부장검사가 다단계 사기범에게 수억 원의 뇌물을 받아 구속되자마자 초임 검사가 여성 피의자를 위협해 집무실과 모텔에서 성관계를 가져 국민을 경악시킨 게 최근의 일이다. 검찰도 반성하는 듯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이런 반성과 자정의 움직임이 한때의 소나기를 피하려는 쇼라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수뢰와 성 추문 사건이 터지자 검찰은 자지러질듯 놀란 모습을 보였다. 일선 검사들은 부끄러워서 검사 노릇 못 해먹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표적인 게 서울남부지검 윤대해 검사가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그는 "정치권력과 재벌에 대한 봐주기 수사, 검사들의 부정에 눈감는 무감각한 태도,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오만한 권력"이라고 스스로를 비판했다. "이제는 정말 검찰을 비판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가슴을 쳤다. 기소배심제 도입, 특임검사 상설화 따위 제도 개혁도 제안했다.

국민들은 검찰의 일탈을 매섭게 비판하면서도 "그래도 아직 양심적인 검사가 남아 있구나"하고 안도했다. 그런데 그게 검찰의 정치적 쇼였다는 것이다. 윤 검사가 지인에 보내려다 기자에게 잘못 보낸 문자 메시지엔 이런 내용이 담겼다. "실제로는 개혁을 촉구한 게 아니었다. 개혁하는 것처럼 하면서…." 그는 이렇게도 말했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을 공약으로 내걸지 않은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이니 검찰 개혁 방안으로 공수처에 대해 논할 필요가 없다."

이러니 검찰을 영혼이 없는 조직이라는 것이다. 검찰 개혁을 토론하겠다는 평검사회의조차 수뇌부의 조종에 따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여러 말 할 것 없다. 한상대 검찰총장은 섣부른 사과와 개혁안을 내놓을 생각 말고 조용히 물러나라. 검찰은 우선 석고대죄하고 있으라. 누가 됐건 새 정권이 들어서면 검찰을 속속들이 손을 봐야 할 것이다. 국민의 분노가 쌓인 지 오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