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시리즈 '역설의 공간-부산 근현대의 장소성 탐구'는 9월 11일까지 총 11번 연재되었다. 금강공원, 수영비행장, 유엔기념공원 등 부산의 근현대사를 대표할 만한 공간들에 대한 의미를 되짚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해운대'에 대한 내용은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다. 다른 10번의 내용과 비교해 보아도 그렇다. 필자는 해운대에는 집, 과거, 리듬이 없다고 했다. 과연 그럴까? 해운대 지역에 있는 아파트들이 생명 없는 상자일 따름이면, 다른 지역 아파트들은 생명이 있을까? 재송동과 반송, 반여동은 지형적 여건 때문에 분리현상을 낳고 있지만 민원처리의 불균형 문제는 아니다. 사실 초중고교 학교지원금으로 살펴보면 역전현상도 존재한다. 도시를 인문학적 관점에서 설명할 수는 있지만 도시학적 이해가 부족하면 기형적 해석을 낳고 만다. 본 글에 따르면 해운대에 사는 주민들은 영혼조차 없는 사람으로 비친다. 사물은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서술되기 마련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유홍준 교수는 자신의 저서 '나의 문화유적답사기' 1권에서 "아는 것만큼 보인다"고 했다. 나아가 2편에서는 "알면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참으로 보게 되고, 볼 줄 알게 되면 모으게 되니 그것은 한갓 모으는 것은 아니다"라는 조선시대 문장가의 글을 다시 한 번 풀어 강조한 바 있다. 신문의 글은 자신의 주장도 필요하지만 보다 보편적 관점이 더욱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9월 26일 자 개발제한구역을 산업단지로 활용하겠다는 국토교통부발 보도는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수도권 규제 완화를 주창해온 수도권의 논리가 현실화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지방의 산업단지가 미흡하지만 그래도 활성화된 것은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도시첨단산단 후보지 6곳 중 4곳이 수도권이라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부산도 석대동 풍산금속 일원이 해제 후보지 중 한 곳이라고 한다. 김대중 정부 시절 개발제한구역 해제 및 조정 작업에 참여했던 경험이 있어 이 문제를 쉽게 보지 않는다. 더욱이 부산외국어대학교가 남산캠퍼스 교지 확보를 위해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추진하고 있다는 기사와 보태져 걱정이 커져 간다. 원론적이지만 개발제한구역의 설정이유는 무분별한 도시확산 방지, 양호한 녹지보전, 그리고 군사적 목적이다. 이러한 목적에 충실한 개발제한구역 관리 정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고, 언론은 이러한 문제에 더욱 중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젠 부산의 갈맷길을 모르는 시민은 거의 없을 듯하다. 적은 예산으로 큰 효과를 거둔 정책으로 평가받는 사업이다. 이러한 결과에는 국제신문의 노력이 크게 작용했다. '갈맷길, 이제는 콘텐츠다' 기획은 일본의 나가사키 사루쿠 프로그램을 소개했고, 26일 자에서는 협업시스템을 제안했다. 앞으로 국제신문이 해야 할 일은 본 사업에 대해 방점을 찍는 것이다. 즉, 담당조직을 출범시켜야 한다. 그동안 국제신문이 제안한 내용을 부산시가 챙겨 활성화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 등이 주관한 스토리텔링 창의 아카데미 2기 수료식 기사도 의미 있다. 스토리텔링이라는 과제 역시 국제신문이 앞장서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대표적 사업으로 평가될 수 있다.
금정구에 세계 주요 종교가 몰려 있는지는 미처 몰랐다. 이전부터 이슬람 부산성원 정도만 있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기독교, 불교, 천주교, 이슬람교를 한곳에서 만날 수 있단다. 금정구청은 남산동 종교관광을 검토 중이고, 포토존 조성을 구상 중이라고 한다. 제안하고 싶은 것은 포토존 설치도 좋지만 종교지도를 만드는 것이 더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본다. 사진에 관심 있는 아마추어들에겐 주변 정보를 담은 안내서가 훨씬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밀양송전탑 관련 기사는 참으로 길게 소개되고 있다. 그동안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듯했지만 정홍원 국무총리(9월 12일 자)의 밀양 방문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꼬여만 간다. 급기야 5년간 끌어온 건설 공사가 2일 전격 재개된다고 하니 불상사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다. 솔로몬의 지혜는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
부산발전연구원 경제교육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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